사람 귀한 게임업계… 연봉 올리고 일한만큼 돈 더 준다

      2022.05.16 18:16   수정 : 2022.05.16 21:41기사원문
야근과 휴일근무를 당연시하고 초과수당은 먼 나라 얘기라고 치부했던 게임업계가 속속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인력난이 가중되면서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고 붙잡기 위한 선택이다. 특히 MZ세대들은 워라밸을 중시하면서 '일한 만큼 돈을 받겠다'는 의식이 강한 점을 기업들이 인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포괄임금제는 근로계약 체결 시 법정기준 노동시간을 초과한 연장·야간 근로 등이 예정돼 있는 경우 계산 편의를 위해 노사 합의를 바탕으로 연장, 야간·휴일 수당을 미리 정해 매월 급여와 함께 지급하는 임금산정 방식을 말한다. 즉 근로시간에 상관없이 시간외 근로수당을 기본급에 포함해 지급하거나 정액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IT업종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포괄임금제 폐지가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다. 정식 서비스 직전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야근이나 초과근무를 하며 개발에 몰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이유로 포괄임금제를 악용, 잦은 야근이 이어진 탓에 게임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아 왔다.

게임기업들의 포괄임금제 폐지에는 인력난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년간 각종 게임과 플랫폼 산업이 호황을 보이면서 고급 개발자 등 인력난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또한 노동조합이 잇따라 설립되면서 최근 수년간 실적개선에 따른 수익의 공정한 배분과 복지 향상 등의 요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중견급 이상 게임기업들이 포괄임금제를 폐지했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펄어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도 NHN, 슈퍼캣에 이어 데브시스터즈가 포괄임금제 폐지를 결정했다.

우선 '쿠키런'으로 유명한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13일 대규모 공채모집을 발표하면서 오는 7월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긍정적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조직별로 선택적 재택근무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데브시스터즈는 성장에 대한 동기부여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전 직원 대상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비상장사인 개발 자회사에도 법인별 스톡옵션을 제공키로 했다.

또한 NHN은 올해부터 포괄임금제를 폐지한다고 지난해 4월부터 공언해왔다.

NHN은 포괄임금제 폐지 이후 개인의 근무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해 '퍼플타임제'를 운영하고 있다. 퍼플타임제는 일종의 '선택적 근로시간제'다. 한달 총근로시간 내에서 일 근무시간을 최소 4시간에서 최대 10시간까지 조절할 수 있다. 또 지난해 5월부터 실험적으로 도입했던 재택근무 방식 '수요오피스'를 정식 운영키로 했다.

이와 함께 '바람의나라: 연' 게임으로 유명한 슈퍼캣도 올해부터 포괄임금제 폐지에 동참했다.
슈퍼캣은 상호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근태 모니터링은 도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주 4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는 구성원에게는 시간외 근로수당을 1분 단위로 지급한다.
이 밖에 자율출퇴근제와 연 2회 계절휴가, 연 300만원의 복지카드를 제공하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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