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주택 그대로... 용산공원 내 작은 미국마을

      2022.06.09 11:00   수정 : 2022.06.09 18:00기사원문
지난 7일 120여년 만에 외부에 공개된 서울 용산구 용산공원 부지내 미군기지는 작은 미국 마을을 연상케 했다. 미군 장군 숙소로 이용되던 집들은 살구색 지붕에 상아색 벽이었다. 일렬로 뻗은 미10군단도로 길섶마다 흑갈색 나무 전봇대와 플라타너스가 띄엄띄엄 서있었다.

초록빛의 여름 잔디 위에는 조선시대 석상들이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 미10군단도로변 용산공원 부지에서 대통령 집무실은 직선거리로 200m 이상 떨어져 있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시범개방한 용산공원 부지 면적은 10만㎡이다. 신용산역에서 시작해 장군숙소와 대통령실 남측 구역을 지나 스포츠필드(국립중앙박물관 북측)에 이르는 직선거리 약 1.1㎞ 공간이다. 국토부는 오는 10~19일까지 10일간 시범개방을 한다. 시범개방을 통해 국민 의견을 듣고 반영해 오는 9월 임시개방할 계획이다. 임시개방 부지는 40만㎡로 더 넓어진다. 임시개방 시 환경저감조치를 고려해 문제가 없으면 누구나 공원을 찾을 수 있다.

용산공원 조성지구 전체 면적은 약 300만㎡이다. 이는 미군 용산기지 243만㎡과 전쟁기념관 및 국립중앙박물관 등 인근 국공유지(57만㎡)를 포함한 면적이다. 용산공원은 미국 뉴욕주의 센트럴파크(340만㎡)와 비슷한 규모다. 2003년 한-미 정상간 용산기지 평택이전 합의를 계기로 2005년 용산기지를 국가공원으로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용산공원은 용산공원조성특별법에 따라 조성 중으로 용산기지 반환이 완료되는 시점부터 7년간 사업을 추진한다. 2019년 12월부터 용산기지 반환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절차가 시작됐다. 현재 미군과 협의로 전체 기지의 약 30%(63.4만㎡)을 반환받았다. 다만, 반환 완료 시점은 미정이다.

미군들이 사용하는 건물들은 대다수 1층이었다. 때문에 공간이 탁 트인 느낌을 줬다. 대통령 집무실이 보이는 미10군단도로 근처는 특히 양 옆으로 잔디밭이 펼쳐져 시야를 가로막는 건물이 없었다. 김형기 문화해설사는 장군숙소 등을 가리키면서 "1950년대에 지어진 주택지다"고 말했다. 국립박물관 북측인 스포츠필드는 넓은 잔디밭이 펼쳐졌다. 축구, 야구장이 있었다. 기존에 사용되던 공간은 성격을 살려 국민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일각에서 제기된 용산공원 토양오염과 관련해 관람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김복환 국토부 도시정책관은 "관람을 오는 국민께서는 걱정 안 해도 된다"며 "동선계획, 개방범위, 개방시간 프로그램을 잘 짜서 국민 관람객 안전을 최우선해서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토양이 직접 인체에 닿는 부분을 최소화해 잔디, 콘크리트 등으로 피복조치했고 오염이 있는 곳은 동선에서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미군기지 내 건물은 1000여개를 조사해 약 100개 정도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멸실할 계획이다.
일부 건물은 9월 임시개방 시 필요한 화장실, 관리소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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