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은 언제 돌아오나?
2022.06.21 14:00
수정 : 2022.06.21 15:26기사원문
독수리는 날개를 잃었다. 공교롭게도 9일 두산전서 주포 노시환(22·한화)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하락에 가속도가 붙었다. 8일 두산에 5-1로 이긴 후 내리막길만 걷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부터 리빌딩을 선언했으나 노시환을 대체할 선수는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노시환이 없어도 팀 타율은 더 나빠지지 않았다. 노시환이 빠진 8경기서 오히려 팀타율은 높아졌다. 그 기간 286타수 70안타로 0.245를 기록했다. 이는 올 시즌 한화의 팀 타율(0.240)보다 높다. 그러나 상대에게 주는 위압감은 현저히 낮아졌다.
한화가 빠진 수렁은 총체적 난국이라는 점에서 더 염려된다. 팀타율, 팀 평균자책점(5.19), 팀 실책(70개) 모두 최하위다. 팀 홈런(43개)만 간신히 꼴찌를 면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는 두산이 33개로 10위다.
노시환은 9일 경기서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좀처럼 낫지 않는 부위다. 좋아지고도 언제든 재발하기 쉬운 고약한 부상이다. 공교롭게도 한화는 노시환이 부상당한 다음날 10위로 추락했다.
10일 SSG전서 4안타 2득점에 그쳤다. 다음날에도 역시 4안타 2득점. 12일 경기서 모처럼 타선이 폭발했다.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11득점했다. 이런 경기는 어쩌다 온다. 그런 만큼 무조건 이겨야 했다.
하지만 선발 투수가 너무 일찍 무너졌다. 흔들리는 선발 남지민에 내야실책까지 거들었다. 1회 2사 1, 2루서 5번 박성한의 평범한 1루 땅볼을 뒤로 빠트려 2점을 내줬다. 3회말을 끝낸 현재 4-12로 벌어져 사실상 추격을 포기했다.
19일 NC전서도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됐다. 선발 김재영이 내야실책으로 조기 강판했다. 이후 아등바등 따라붙었으나 끝내 역전에는 이르지 못했다. 1회 양의지 타석 때 1사 1, 2루서 이번엔 3루수가 실책을 범했다.
손쉬운 땅볼 타구를 놓쳐 1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다음 타자는 5번 마티니. 주자 만루 시 타율이 0.571나 되는 외국인 타자다. 마티니가 때린 타구는 중견수 플라이.
3루 주자의 홈인까지는 당연했다. 중견수가 1루로 던진 공이 빠져 2루 주자까지 홈을 밟았다. 추가된 점수는 한 점에 불과했지만 경기의 흐름이 초반부터 NC쪽으로 확 기울었다.
연패에 빠진 팀의 경기를 보면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이 느껴진다. 공격력도 투수력도 시원치 않다. 어쩌다 타선이 터지면 투수들이 알아서 무너진다. 그 둘이 간신히 버티는 날에는 수비가 형편없다. 최근 한화의 경기에 어김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18일 NC전서는 선발 남지민이 힘을 냈다. 6⅓이닝 1실점(비자책). 타선도 홈런 두 개를 터트리며 제몫을 했다. 7회까지 1-1로 팽팽했다. 상대 선발이 루친스키인 점을 감안하면 왠지 연패에서 벗어날 것 같은 예감이었다.
한화는 1-1 동점이던 8회 9번 타자 박상언의 솔로 홈런으로 2-1로 앞섰다. 박상언은 5월 25일 두산전 이후 10경기 만에 시즌 2호 홈런을 때려냈다. 의외의 선수가 큰 것을 터트리는 날엔 종종 큰 일이 벌어진다.
한화가 7연패에서 벗어나는가 싶었다. 웬걸, 8회말 동점을 허용한 후 9회 도태훈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했다. 도태훈 역시 자주 홈런을 치는 타자가 아니다. 4월 29일 역시 한화전 이후 49일 만에 터진 시즌 2호 홈런이었다.
한화는 21일 LG전서 새 외국인 투수 예프리 라미레즈를 선보였다.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빠진 후 보강한 첫 케이스다. 메이저리그서 1승10패 평균자책점 6.17을 기록했다.
이달말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까지 입국하면 외형상 모양새는 다 갖추게 된다. 두 외국인 선발 투수가 버텨주고 노시환이 돌아오면 과다한 연패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노시환의 컴백 시기는 쉽게 점쳐지지 않는다. 그의 결장이 연패로 연결된 것처럼 이번엔 컴백이 반등으로 나타날는지. 독수리가 다시 훨훨 날아올랐으면 한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