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도끼 걸고 상소하는 마음으로 썼다" 親文 임은정 검사 책 출간

      2022.07.14 06:53   수정 : 2022.07.14 06: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임은정 대구지검 중경단 부장검사의 검사 생활을 담은 책 '계속 가보겠습니다'가 13일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출판사 메디치미디어는 '내부자의 시선으로 검찰의 치부를 세상에 드러내 온 10년의 기록'이라고 소개했다. 메디치미디어는 이날 유튜브를 통해 저자인 임 부장검사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임 부장검사는 영상에서 "10년 세월이니까 이 정도면 길모퉁이에 서서 정리하자고 생각했다"며 "임은정이 왜 저러는지 오해하시거나 응원하시는 분들에게 조금 설명해주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책을 냈다"고 밝혔다.

출판사에 따르면 임 부장검사는 책에서 "검찰은 잘못의 무게를 다는 저울"이라고 강조하면서 "현재의 검찰은 자정능력을 상실해 고장난 저울이 됐다"고 주장한다.
또 영화 '도가니'의 모티프가 된 인화원 사건 공판 검사로서의 기억, 민청학련 사건 재심에서 박형규 목사에게 무죄를 구형한 소회 등을 밝힌다.

임 부장검사는 광주 인화원 성폭행 사건 1심 공판검사로 2011년 영화 '도가니'가 개봉했을 때 사건에 대한 소회를 검찰 내부망에 올려 화제가 된 인물이다. 이듬해엔 유신 시절 '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박형규 목사 재심에서 부장검사 지시를 어기고 무죄를 구형해 주목받았다.

임 부장검사는 사법연수원 30기로, 2001년 인천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울산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를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는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 법무부 감찰담당관 등을 역임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인 지난 5월 대구지검으로 좌천됐다.

책에는 검찰개혁을 위한 고언, 과거사 재심 사건 대응 매뉴얼 소개, 차기 검찰총장에게 바라는 글, 공정한 저울을 꿈꾸며 등 2011년 9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쓴 총 32편의 글이 실렸다. 언론사 칼럼과 검찰 내부 게시판 등에 그간 쓴 글들을 토대로 했다.

임 부장검사는 "사람마다 부끄러움을 눌러 담는 그릇이 있다. 나는 눌러 담다가 넘쳐흘렀던 게 2012년이다. 더 이상 눌러 담을 수가 없으니까 계속 끓어 넘쳤다"며 "(이후) 내부 투쟁부터 해서 10년 이상 쌓이다 보니 스스로 이 정도면 길모퉁이에 서서 새로 시작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책 출간 배경을 말했다.

임 부장검사는 "제 글이 조금 딱딱하거나 너무 세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아마 검찰에서 이런(비판) 말을 하게 되면 엄청나게 짓밟힐 거라는 걸 알고 떨면서 직을 걸고 내지는 도끼를 목에 걸고 상소하는 선비의 마음으로 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공익신고자들은 저처럼 관심받는 사람이 별로 없다.
한 것에 비해 (주변에서) 관심이 많아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사회에 유익한 사람, 염치를 아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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