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봉쇄에도 어닝 서프라이즈"...엇갈리는 '실적 중국夢'

      2022.08.02 16:44   수정 : 2022.08.02 16: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주요 도시 봉쇄에도 2·4분기 중국 매출은 77% 성장했고, 3·4분기부터 다시 역대 최대 매출 경신 가도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
의류업종 대장주인 F&F가 2·4분기에 깜짝 실적을 발표한 이후 증권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호평을 쏟아냈다.

중국의 도시 봉쇄 조치와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소비재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 전망에는 먹구름이 낀 상황이었다.

그러나 실적 시즌에서 일부 기업들이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은 하기 나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F&F는 이날 전 거래일과 같은 16만원에 장을 마쳤다.
실적을 발표한 1일에는 7.02% 급등했었다. 현 주가는 지난 5월의 52주 최저가(11만7000원)에 비해 36.75% 오른 수준이다.

F&F가 보인 강세는 예상 밖의 실적 덕분이다. F&F의 2·4분기 매출은 3714억원, 영업이익은 95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88.4%, 119.8% 늘어난 수치다.

이에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줄줄이 올려 잡았다. 신한금융투자(20만원→25만원)와 다올투자증권(20만원→25만원)은 목표주가를 각각 25% 높였다. 이달 초 "중국 봉쇄 때문에 2·4분기 실적은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쏟아진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리스크를 기업이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렸다'고 설명한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봉쇄로 인한 매출 둔화와 중국 직영점 고정비 부담 등에 따른 이익 악화 여부가 관건이었다. 이번 실적으로 우려가 해소됐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대표적인 사례는 화장품 업종이다. 업계 양대 산맥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2·4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LG생활건강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9%, 35.5% 감소했다. 하지만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이 성장세를 보이며 포트폴리오의 강점을 보여줬다. 증권사들도 선방한 실적을 바탕으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으나 LG생활건강보다 큰 타격을 입었다. 화장품에 치중한 포트폴리오 때문이다. 화장품 실적이 부진하면 전체 실적이 곤두박질을 쳤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2020년 4·4분기 이후 6분기 만에 다시 영업손실을 냈다.

두 기업의 실적은 주가 흐름에도 영향을 끼쳤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중순 50만원대로 주저앉으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으나 최근 70만원대 중후반을 회복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23일 기록한 52주 신저가(12만4500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상황에서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는 점이 국내 증시의 복원력을 만들고 있다"며 "최근 실적을 발표한 일부 기업의 주가 급락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낮아진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하거나 이를 소폭이라도 상회한 기업들 간에 주가가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한국증시는 당분간 실적이 모든 것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2·4분기 실적 발표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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