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가처분 신청 강행… 李 설득 최우선 과제된 주호영

      2022.08.10 18:07   수정 : 2022.08.10 21:08기사원문
국민의힘 당 대표직에서 자동 해임 된 이준석 대표가 10일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강행했다. 전날 당이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을 추인한 지 단 하루 만으로, 빠르게 전면전에 돌입한 모양새다.

내홍 수습이 시급한 주 위원장도 이 대표를 만나기 위해 접촉을 시도 중인 가운데, 비대위 공식 출범 전 회동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가처분 대상은 비대위나 비대위 수장인 주호영 위원장으로 출범부터 정치적 명운이 법원의 판단에 맡겨지는 등 거센 격랑에 빠지는 형국이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가처분 신청을 전자(방식)로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남부지법도 이 대표의 가처분 신청 접수 사실을 공지했다. 법원에 따르면 가처분 대상은 국민의힘과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다.

이 대표는 전날 당이 전국위원회에서 의결한 비대위원장 선임안 등을 가처분 신청 내용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전환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다. 비대위가 이르면 12일 공식 출범할 예정인 만큼, 늦어도 11일에는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친이준석계'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이 주도하는 이 대표 지지 모임 '국바세(국민의힘 바로 세우기)'도 이 대표에 이은 후속 대응에 나선다. 국바세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내일(11일) 비대위 전환 효력 정지를 위한 집단소송을 제기한다"고 전했다. 국바세는 온라인을 통해 집단소송 착수 희망자를 모집했고, 1700여명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가 법적 대응에 착수한 만큼, 내홍 봉합을 위해 긴급 투입된 주 위원장의 첫번째 과제는 '이 대표와 회동을 통한 갈등 수습'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권의 지지율 하락 속에서 당내 법적 공방 등 혼란의 장기화를 막은 후, 전당대회 준비 및 국정 운영 동력의 재확보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는 점에서다.

주 위원장은 이날 첫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의 회동에 대해 "다각도로 접촉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이 대표 및 이 대표측 인사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실제 회동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이 대표는 복잡한 셈법에 따라 회동 자체의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13일 기자회견을 예고한 만큼, 12일이 회동의 데드라인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주 위원장의 '러브콜'에도 법적 대응을 강행한 만큼 물밑협상은 어려워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친이준석계의 저마다 다른 행보에도 눈길이 쏠린다.
'이준석 키즈'로 불리던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청년대변인으로 근무하기로 한 사실을 알렸다. 박 대변인은 '배신자'라는 일각의 비난이 나오자 '배신자'란 표현은 사람에 충성하는 이들의 언어다.
저는 단 한 번도 사람에게 충성한 적 없고, 따라서 사람을 배신한 적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