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에서 원격 증언한다…대법원, 도서지역 영상 증인신문 추진

[파이낸셜뉴스] 도서 지역 영상 증인신문이 추진되면서 서해 최북단 백령도가 첫번째 대상이 됐다. 백령도 거주 주민이라면 인천지법에서 열리는 형사 공판에 직접 출석하지 않고 영상 등 원격으로 증언이 가능해진다.

28일 대법원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4단독 이은주 판사는 다음 달 23일 사기 사건의 증인인 백령도 주민 A씨를 원격으로 증인 신문한다.

변제할 의사와 능력 없이 공사대금 명목으로 2억 5000만 원, 차용금 명목으로 1억 원을 편취한 사기 사건으로 A씨는 피고인이나 피해자는 아닌 단순 참고인이다.

이를 위해 이달 초 법원행정처와 옹진군청 및 백령면사무소 간 관련 업무 협의를 완료하고 오는 30일 백령면사무소 연계 영상증인신문시연회도 실시할 예정이다.

백령도는 서북 5도 섬 중 인구가 가장 많고 가장 멀리 있는 섬으로 거주 주민이 증언하려면 최소한 이틀이 걸린다. 기상이 악화될 경우 재판 기일이 공전될 가능성도 높다.

대법원은 이 때문에 백령도가 영상재판을 확대 실시할 필요나 효율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백령면사무소 연계 영상재판 실시가 성공적으로 안착될 경우 울릉도, 흑산도 등 그 밖의 도서지역으로도 영상재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증인에게 재판 참석에 대한 편의가 제공되고, 기상악화 등 변수에 따른 기일공전 가능성을 방지하는 효율성이 있다"며 "장시간 여행에 소요되는 증인여비 절감 등의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mail]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