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의 브로드웨이" 배우 김영민, 일본인 1200명 앞에서 대학로 매력 발산
2022.08.28 13:03
수정 : 2022.08.29 11:47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대학로란, 블랙홀 같은 에너지가 응축된 곳, 그래서 어떤 작품이 나올지 기대되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대학로 연극 무대에서 출발해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부부의 세계' 등에서 다양한 연기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 김영민(51)이 지난 27일 일본 도쿄 시나가와 인터시티홀에서 열린 '웰컴 대학로 2022' 도쿄행사에 참석해 1200여명의 일본 관객 앞에서 '한국 공연문화의 메카' 대학로의 매력을 소개했다.
'웰컴 대학로' 행사는 한국관광공사와 문화관광부가 뮤지컬 등 한국의 공연 문화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로 지난 2017년부터 매년 개최, 올해로 6회째를 맞이했다. 넌버벌 퍼포먼스,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대학로에서 접할 수 있는 행사다.
한국관광공사 정진수 일본지역 센터장 겸 도쿄지사장이 한국 본사 근무 당시 직접 기획했다.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에 이어 제3의 한류 관광자원을 만들기 위해선 다음은 연극, 뮤지컬 등 공연 문화가 등장할 순서라고 봤다. 공연 관광의 대명사가 된 뉴욕, 런던의 연극, 뮤지컬이 그 예다. 국내에서도 '점프', '난타' 등 넌버벌(대사가 거의 없는)공연이나 2000년대 들어 급성장한 국내 뮤지컬 공연을 활용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일본에선 다카라즈카 가극단, 가부키, 노,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 문화가 숨쉬고 있어, 일본인들의 대학로 공연 문화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올해 웰컴 대학로 행사는 다음 달 24일부터 10월 30일까지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다. 본행사를 약 한 달 앞두고, 도쿄에서 개최된 이번 쇼케이스 행사(홍보를 위한 특별공연)엔 150여개 작품 중 '점프', '파리넬리', '김종욱 찾기', '당신만이', '파가니니' 등 5개 인기 작품의 '맛보기 공연'과 대학로 출신 배우 김영민의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김영민은 이에 앞서 지난 26일 도쿄 신주쿠 한국문화원에서 일본 언론과 한국 언론사 도쿄특파원 등 약 30명이 모인 기자회견에선 "저의 연기 인생이 대학로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그 만큼 대학로를 사랑한다"고 밝혔다. 아르코 예술극장을 비롯 크고 작은 극장은 물론이고, 성균관대로 가는 큰 길, 곳곳의 골목길, 서울의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낙산공원 등 대학로와 그 주변만이 가진 공간의 매력을 강조했다. 그는 "대학로에는 약 180개의 소극장이 있다. 여러 공연을 찾아보는 재미와 카페, 식당, 술집, 젊음이 있는 곳"이라며 웰컴 대학로 관람을 위해 대학로를 찾아달라고 말했다.
김영민 배우는 또 "영화 '아무도 모른다' '어느 가족' 등을 연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팬으로, 최근 영화 '브로커' 시사회 때 가서 고레에다 감독에게 팬심을 전달했는데 다행히 (저를)알아봐줬다"면서 "(일본인 여러분들도)웰컴 대학로 행사에 오신다면 저도 반갑게 맞이할 것"이라고 대학로 홍보에 열의를 보였다. 최근 일본에서 한류가 제4차 붐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에 대해 "각각의 작품을 완성도 있게 만들려는 노력, 동시에 사회 전체적인 에너지가 뭉쳐서 생긴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화제작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골든글로브상(TV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을 거머쥔 배우 오영수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대학로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영국에 가면 셰익스피어를 만날 수 있고, 뉴욕에 가면 브로드웨이가 있다"면서 "대학로가 다양성이 있는 연극과 예술활동을 볼 수 있는 공간, 아름다운 세상을 보는 것 같고 아름다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그런 관광명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1200명이 관람하는 이번 도쿄 행사에는 약 3500명이 응모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