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슈퍼사이클’ 진입… 4년치 일감 다채웠다
2022.09.04 18:04
수정 : 2022.09.13 08:40기사원문
국내 조선 3사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호황에 힘입어 향후 4년치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국내 조선사들이 2027년 발주 물량을 거절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조선업계가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접어드는 분위기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최근 새로 수주하는 선박의 경우 2026년 하반기에나 인도가 가능하다.
LNG 운반선은 선박 가격이 가장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일 뿐만 아니라 한국이 전 세계 건조를 독점하다시피 하는 '효자' 선종이다. LNG 운반선은 영하 163도 이하로 온도를 유지하고 기체로 소실되는 양을 최소한으로 해야 하는데 이러한 기술력은 한국이 가장 앞서고 있다. 또 최근 카타르발 LNG 운반선 발주 프로젝트가 개시되면서 한국의 LNG 운반선 수주량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도크(건조공간)와 인력 운용 등에 여유가 별로 없어 한국 조선사들이 2027년 물량은 수주를 거부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고 수익을 낼 만한 건으로 선별 수주를 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밀려드는 발주에 LNG 운반선 가격은 갈수록 오르고 있어 수익성에도 보탬이 될 전망이다. 2년 전만 해도 1억8600만달러에 그쳤던 17만4000㎥급 LNG 운반선의 가격은 최근 2억4000만달러까지 올랐다.
다올투자증권 최광식 연구원은 "LNG 운반선 신조선가는 한국이 2억4800만달러를 기록해 2억5000만달러를 눈 앞에 두고 있다"며 "몇몇 브로커들은 최근 한국 조선사들이 2억7000만달러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 3사는 각 사별로 LNG 운반선을 연간 20척 가량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한국조선해양이 최근 호황에 따라 LNG 운반선 건조량을 연간 23~24척으로 늘릴 계획이라는 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LNG의 중요성이 부각된 데다 카타르 프로젝트와 관련된 발주도 잇따를 예정이어서 국내 조선사들의 일감은 넘쳐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 이동헌 연구원은 "조선사들은 수주 잔고 덕에 (선박) 가격 협상력이 높아졌다"며 "조선업은 과거와 같은 사이클 변동 영향이 줄어들고 환경 규제가 더해지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