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아직 멀리 있는데…' 제주는 '물난리' 부산은 '대피령'
2022.09.05 04:11
수정 : 2022.09.05 04:10기사원문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4일 오후 6시 기준 접수된 인명 피해는 아직 없다.
그러나 제주 지역에서는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현재까지 잠정 집계된 피해는 주택 3동, 상가 2동, 차량 1대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를 전후해 제주 서부지역에는 시간당 5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졌다. 서귀포시 대정읍은 시간당 74.5㎜의 폭우가 내려 도로가 침수되는 등 피해신고가 잇따랐다.
피해 신고를 접수한 제주 서부소방서는 대정읍 하모리 대정오일시장과 대정초등학교 등에 출동해 9건의 배수작업과 2건의 안전조치를 마쳤다.
지난 2일부터 태풍의 간접영향권에 든 제주도에는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한라산 진달래밭 307.0㎜를 비롯해 윗세오름 299.0㎜, 성판악 229.0㎜ 등 한라산 일대에 많은 비가 내렸다. 또 같은 기간 서귀포시 대정지역에 199.5㎜의 호우가 내렸고, 동부지역인 구좌(127.0㎜), 성산(140.8㎜)도 100㎜ 이상의 누적 강수량을 나타내고 있다.
태풍 북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제주를 찾는 관광객도 큰 폭으로 줄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하루 4만명의 관광객이 찾던 제주에 지난 3일 평소 절반이하 수준인 1만6322명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부산에서는 인명 피해 우려 지역에 거주하는 146세대 198명이 사전대피 명령을 받아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남구 63세대 67명, 동구 83세대 131명이다.
소방 당국은 토사 낙석과 도로 장애·간판 제거 등 11건의 안전조치를 취했다.
태풍 '힌남노'는 이날 오전 9시기준 타이완 타이베이 동북동쪽 약 32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8㎞ 속도로 북상 중이다. 초속 47m의 강풍이 반경 430㎞까지 영향을 미치는 '매우강'한 태풍으로 사람과 커다란 돌이 날아갈 정도의 위력을 보이고 있다.
이에 하늘과 바닷길도 막혔다. 항공기 12편이 결항되고 37개 항로 여객선 52척의 발이 묶였다.
이날 오후 들어 22개 국립공원 609개 탐방로와 지정 숲길 1만1020개 노선 4만1896㎞가 통제됐다. 하천변 산책로와 세월교 등 28개소도 사전통제가 이뤄졌다.
중대본은 이날 오후 4시30분을 기해 태풍·호우 대응 수위를 종전 1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했다. 위기경보 역시 '주의'에서 '심각'으로 상향 조정했다.
기상청은 태풍이 이날 밤 일본 오키나와 서쪽 해상을 지나 오는 5일과 6일 제주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북상하면서 몸집을 불린 힌남노는 5일 오전 9시에는 최대풍속이 초속 54m에 이르는 '초강력' 태풍이 될 전망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