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해먹는 것보다 싸다" 추석상 점령한 가정간편식
2022.09.09 04:00
수정 : 2022.09.09 04:00기사원문
8일 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농업관측 9월호 과채'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고추 △오이 △애호박 등 주요 농산물 도매 가격은 전년 대비 대폭 올랐다. 청양계 풋고추의 도매가격은 10㎏ 기준 4만8000원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9월 2만5400원보다 89.0% 오른다는 전망이다. 연구원은 청양계 풋고추는 이달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 줄었다고 설명했다. 채소 도매 가격이 오르는 만큼 추석 이후에도 채소 소매가격은 떨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여기에 배추, 무 등 노지 채소 가격 인상도 이어질 전망이다.
경기 성남시 김종숙씨(58)는 "추석 음식을 준비하러 마트에 갔다가 채소류 집기가 겁이 났다"며 "사먹는 게 해먹는 것보다 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추석 음식인 전의 경우 예전만큼 많이 만들지도 않는 추세"라며 "아파트 상가 반찬가게에서 사려고 갔더니 작년보다 1.5배 값이 올라 앱으로 냉동 간편식을 시켰다"고 말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차례상 차림 비용 부담이 명절 스트레스의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성균관의례정립위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7월 28∼31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제례문화 관련 인식을 조사한 결과, '차례를 지낼 때 가장 개선해야 할 점'으로 응답자의 40.7%는 '차례상 간소화'를 꼽았다. 이어 '정성'(19.1%), '남녀 공동참여'(19.0%), '전통을 지킴'(9%) 순이었다.
이에 차례상용 간편식의 매출이 늘고 있다. 아워홈이 아워홈몰의 판매 데이테를 분석한 결과, 음식 준비를 시작하는 추석 2주 전(8월 3~4주) 냉동도시락 브랜드 '온더고'의 매출액은 추석 1개월 전(8월 1~2주) 대비 약 1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은 덮밥, 비빔밥 등 메뉴로 구성된 '온더고 한식퓨전분식세트'다. 같은 기간 온더고 한식퓨전분식세트는 220% 늘었다. 아워홈은 이런 수요를 예상해 명절용 세트상품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세트에 담긴 상품들은 조리 편의성은 물론 맛과 영양, 차림새까지 갖췄다.
올해 추석을 앞두고 아워홈은 △도톰동그랑땡 △너비아니 △도톰고기완자 등 상품을 제사상 차림용으로 판매했다. 도톰동그랑땡엔 국내산 돼지고기와 표고버섯을 도톰한 두께감으로 썰어 넣었다. 표고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향긋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도톰고기완자는 국내산 돼지고기와 쌀로 만든 알떡을 활용했다. 프라이팬에 5분만 구우면 먹을 수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을 고려해 가정간편식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최근 추석을 앞두고 간편식을 많이 찾고 있는데 음식 조리부터 보관까지 편리한 만큼 소비자의 번거로움을 덜어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hy의 '잇츠온 온가족 추석세트'는 9월 1~4일 일평균 판매량이 8월 일평균 판매량과 비교할 때 225% 신장했다. 잇츠온 온가족 추석세트는 차례상 차림용 밀키트와 신선란으로 구성됐다. 2017~2018년 2년 연속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된 한정식 레스토랑 채근담과 hy가 손잡고 개발한 '채근담 오색잡채'를 비롯해 서울식 소불고기 전골, 치즈닭갈비 등이 담겼다.
CJ제일제당은 오는 10일까지 더마켓에서 '9월 더마켓 세일 페스타'를 열고 비비고 잔칫집모둠잡채, 남도떡갈비, 도톰동그랑땡 등 주요 명절용 간편식을 할인 판매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 도톰동그랑땡과 비비고 남도 떡갈비는 그대로 부치거나 산적 등 제수 음식으로도 활용도가 높아 명절 상차림에서 빠질 수 없는 간편식 제품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며 "3년 만에 맞는 비대면 명절을 앞두고 적전류·동그랑땡류 매출은 전월 대비 약 240% 증가했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빕스는 인기 레스토랑 메뉴를 간편식으로 만들었다. '빕스 베스트 세트'는 오리지널 폭립과 슈바인학센으로 구성됐다. '빕스 바비큐 폭립 세트'엔 오리지널 폭립이 3개 담겼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