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해 가스관 폭발 현장 인근에서 러시아 군함 포착, 배후 누구?
2022.09.29 15:47
수정 : 2022.09.29 16:03기사원문
미국 CNN은 28일(현지시간) 보도에서 2명의 서방 정보당국 관계자들을 이용해 ‘노르트 스트림’ 천연가스관 폭발 현장 인근 해상에서 지난 26~27일에 걸쳐 러시아 해군 지원함들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스웨덴 국립 지진네트워크 등 유럽 지역 지진 관측시설들은 지난 26일에 2차례의 강력한 해저 폭발이 발생했으며 이후 바다 속에서 천연가스가 누출됐다고 밝혔다. 폭발은 27일에도 관측됐고 29일 집계 결과 총 4건의 가스 누출이 확인됐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중 먼저 건설된 ‘노르트 스트림 1’ 가스관의 경우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각각 1건씩 가스 누출이 확인됐다. 나중에 건설된 ‘노르트 스트림 2’에서도 두 나라의 EEZ에서 각각 1건씩 구멍이 생겨 가스가 빠져나갔다. 노르트 스트림 2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제재 때문에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고 노르트 스트림 1역시 이달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운영이 멈춘 상태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위터로 "가스 누출은 명백한 파괴 공작(사보타주)"이라고 비판했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서방 국가들도 누출 사고가 사보타주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덴마크 군 관계자는 "이 지역에서 이 정도의 작전을 수행할 능력과 관심을 가진 국가를 (러시아 외에)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가 사보타주를 저질렀다는 주장에 대해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리석고 터무니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스 누출은 우리에게도 큰 문제"라며 "가스관 2개 모두에 가스가 차 있는데, 비싼 가스가 날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전문가들은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이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인 가스프롬의 자산인데다 러시아 해군이 발트해 지역에서 예전에도 자주 활동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이번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집을 요청했다. 이번 회의는 한국시간으로 10월 1일 오전 4시에 개최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