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칙칙 스프레이만 했는데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옷이 됐다”
2022.10.05 07:53
수정 : 2022.10.05 13:4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파리 패션 위크에서 10분 만에 드레스를 완성하는 마법이 펼쳐져 화제다.
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2023 봄여름(SS) 파리 패션 위크’가 진행중인 프랑스에서 지난달 30일 유명 모델 벨라 하디드가 속옷 차림으로 런웨이에 등장했다. 무대 한 가운데에 멈춰 선 하디드는 포즈를 취했고, 스프레이 건을 든 두 명의 남성이 다가와 그에게 무언가를 뿌리기 시작했다.
약 9분이 지난 뒤 하디드의 온몸을 덮은 하얀 섬유는 하나의 천으로 변했다. 이들이 하디드에 몸에 뿌린 것은 런던의 한 회사에서 개발한 '페브리칸'이라는 섬유 스프레이로, 뿌려진 섬유는 몸에 쌓이며 직물화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해당 소재는 실크나 면처럼 보였지만 만지면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무대 위로 등장한 코페르니의 디자인 책임자 샬롯 레이몬드는 하디드의 팔과 목 가장자리에 묻은 섬유들을 정리한 뒤 준비해둔 가위를 꺼내 원피스의 하단부에 트임을 만들었다.
속옷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했던 하디드는 어느새 몸에 딱 맞는 하얀 슬립 드레스를 입은 모습이돼 런웨이를 걷기 시작했고, 지켜보던 관객들은 환호했다.
2013년 런칭한 브랜드 '코페르니'사는 과학과 공예, 패션 등에 관심을 두고 있어 이런 이벤트를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페르니의 공동설립자 세바스티앙 메이어(Sébastien Meyer)와 아르노 베일랑(Arnaud Vaillant)는 "해당 드레스는 일반 드레스처럼 보관하고 옷걸이에 걸어둘 수 있고, 더 이상 입고 싶지 않다면 드레스를 다시 액체에 담군 뒤 뿌릴 수 있다"면서 "기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넓히고 패션 역사에 기록될 순간을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모델 벨라 하디드의 몸 위에서 만들어진 드레스는 판매되지 않고, 코페르니사 쇼룸을 통해 전시될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