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구절초 치유의숲' 힐링명소 급부상

      2022.10.17 12:06   수정 : 2022.10.17 12: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파주=강근주 기자】 “산기슭에 피어도 이리 순결할까요/ 그리움이 물들어 저리도 애틋한 향기를 품었을까요” 시인 김도연이 읊은 시 ‘구절초’ 일부다. 애틋한 향기를 품었다는 내용처럼 구절초는 가을 꽃내음을 간직하고 있다. ‘가을 여인‘이란 구절초 꽃말처럼 시월 가을을 수놓는 대표적인 들국화다.



파주 율곡수목원 내 '구절초 치유의 숲'에 들어서면 구름 위를 걷는 듯 방문객 마음에 황홀경이 찾아든다. 소나무 숲길 따라 솔향을 맡으며 흐드러지게 핀 구절초 꽃밭에서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으면 가을 힐링 절창이 심신을 휘어감는다.
게다가 사계절 내내 자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꽃들이 낭자한 ’사계정원‘부터 허브향과 방향식물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작은 유리온실 마음 치유소‘까지 율곡수목원 곳곳은 치유의 숲, 그 자체다.


◇민-관-군 한뜻으로 율곡수목원 조성…맞춤형 힐링숲 4개

율곡수목원 입구를 지나 소나무가 우거진 ’침엽수림‘에 오르면 구절초 ’치유의 숲‘이 자리 잡고 있다. 고즈넉하게 펼쳐진 구절초 너머로 울창하고 그윽한 산림과 임진강이 보이는 정경이 눈앞을 가린다. 율곡수목원을 대표하는 꽃답게 곳곳에 피어난 구절초를 보며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고 방문객 편의에 맞게 배치된 평상에서 한가로이 산림욕도 즐길 수 있다.

특히 가을이 되면 그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은은한 구절초 향기가 마음을 치유해준다. 2008년 율곡수목원 조성계획 이후 14년간 파주시와 시민과 군인이 한 뜻으로 가꾸며 작년 율곡수목원이 정식 개장됐다. 군도 수목원 개장에 동의하며 토지사용에 협조해줘 율곡수목원이 개장될 수 있었다. 현재 수목원 내에만 21개 주제원에 1300여종 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아울러 시민이 15종 70그루 나무를 기증하는 등 자발적인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민-관-군 구슬땀이 모여 결실을 맺은 셈이다.

율곡수목원 치유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수목원 내 뿌리내리고 있는 식물과 다양한 산림을 활용해 산림치유지도사가 4가지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한민국 모든 가족의 따스한 사랑을 응원하는 ’가족숲‘ △숲과 교감하며 활력 걷기를 하는 ’치유숲‘ △일터와 쉼터에서 오늘도 일하는 엄마를 위한 ’엄마활력숲‘ △6080세대 실버 체조와 나무교감으로 구성된 ’실버숲‘이 발로 그것이다.

숲에 있는 다양한 식물과 교감하면서 삶의 활력을 얻고 심신을 힐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월별로 다양한 테마도 있으며 3~5월과 11월에는 노르딕 워킹, 6~8월에는 바람과 풍광, 9월~10월에는 구절초가 꾸려진다. 세부사항은 파주시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율곡 이이 ’구도장원길‘…학부모 수험생 순례 ’북적‘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천고마비 계절이다. 무심한 가을하늘 사이로 은빛 반짝이는 억새가 무성하고, 억새 한 올 한 올이 나풀나풀 바람에 나부낀다. 귀를 간지럽히듯 사각사각 소리를 들으며 억새가 무성한 진입로를 지나면 ’구도장원길’이 보인다.

율곡 이이 이야기가 담긴 이곳은 2700미터 길이로 나도밤나무길을 비롯해 △자경문길 △격몽요결길 △십만양병길 △삼현수간길 등 5개 주제로 조성됐다. 13세 진사시에 합격한 뒤 아홉 차례 장원급제에 오른 율곡 이이의 기운을 받으려 전국에서 사람이 몰리고 있다. 수능시험을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모인 수험생도 ‘구도장원길’을 오른다.

율곡 이이는 강릉 오죽헌에서 태어났지만 파주 율곡리에서 공부하며 금의환향했다. 어린 나이에 장원급제한 파주 자랑이다. 현재 파주 자운서원에는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의 묘지가 안치돼 있다.

친구들과 우정을 나눈 ‘지우정’과 성취 기운이 담긴 ‘구도장원종’도 방문객 눈길을 사로잡는다. 며칠 전 캐나다 시의원 영접을 준비하는 션리 씨는 구도장원길을 올라 당선 기원 종을 울렸다. ‘구도장원길’ 둘레길을 따라 도달한 전망대에서 유유히 흐르는 임진강을 조망하고 대자연 경치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율곡 수목원은 전국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17일 “주말이면 2천명 넘게 시민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며 “율곡수목원을 전국 명소로 우뚝 세우기 위한 프로그램이 즐비하게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판단지와 헤이리마을, 임진각과 마장호수 등 파주는 곳곳이 관광명소다.
이 중에서도 율곡수목원이 앞으로 시민에게 다양한 산림문화와 휴양관광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랑스러운 산림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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