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승진 첫 행보는 '상생'… '미래 동행' 철학 본격화
2022.10.28 14:40
수정 : 2022.10.28 17:4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취임 첫 행보로 '상생협력 현장'을 택했다. 28년간 함께 해 온 협력회사를 방문하는 파격을 통해 사업보국을 잇는 '미래 동행' 철학을 본격 전개할 것을 예고했다.
'미래 동행' 삼성 경영의 한 축으로 부상
삼성전자는 28일 이 회장이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협력회사 '디케이'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디케이(DK)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와 28년을 함께한 협력회사다. 1993년 광주광역시에서 사업을 시작한 디케이는 1994년 삼성전자와 거래를 시작하며 생활가전사업부에 냉장고·세탁기·건조기·에어컨 등 철판 가공품 등을 공급하
고 있다. 삼성과 거래 개시 당시 디케이의 매출은 7억5000만원, 직원 1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매출 2152억원, 직원 773명으로 각각 287배, 77배나 성장했다.
전날 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의 첫 행보로 협력회사를 방문한 건 이례적이다. 대기업 회장의 취임 첫 행보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현장과 협력회사였던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더욱이 수도권이 아닌 광주광역시를 찾은 건 '파격'이라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취임 후 첫 행보는 그 자체가 메시지"라며 "이 회장은 협력회사 방문을 통해 그의 평소 지론인 '우리 사회와의 동행' 실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에도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메시지를 낸바 있다.
이 같은 상생 행보는 '미래 동행' 철학이 삼성 경영의 중요한 축이 됐다는 걸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산업생테계 전체 경쟁력을 키우는 팀 플레이를 통해 중소기업 등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함께 개척하며 성장하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981년 설립된 협력회사 협의회(협성회)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정보 교환과 공동 기술 개발 등을 통한 상호 협력 발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협성회는 1차 협력회사 39개사가 모여 설립돼, 현재 209개 기업이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이들의 지난해 매출 총합은 70조2000억원, 고용 인원은 총 29만2000여명에 달한다.
협성회 중에는 매출 1조원이 넘는 기업도 동화인켐, 에스에프에이 등 16곳에 달한다. 회원사의 1991년과 2021년을 비교하면 매출은 약 32배, 고용 인원은 약 8배 이상 늘어났다.
이재용 '상생 생태계 육성' 빛났다
이 같은 성장은 삼성전자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상생 협력활동이 뒷받침이 있어 가능했다.
이 회장은 지난 6월 사장단 회의에서도 "비록 경영환경이 녹록하지 않더라도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 생태계 육성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1차 협력회사만 700여 곳에 달하며, 협력회사 직원은 37만명, 거래 규모는 연간 31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협력회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자금 △기술 △인재 △혁신 분야를 중점 지원하고 있다.
2010년부터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2018년부터는 최저임금 인상분을 납품 단가에 반영하고 있다. 2005년에는 협력사 거래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며 거래대금 지금 문화 개선에 일조했다.
2015년부터는 제조혁신 기술과 성공 노하우를 제공해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스마트공장 구축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이 외에도 △청년 창업가들의 꿈을 키워주는 'C랩' △기초과학발전·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미래기술 육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발표한 '대·중소 상생형(삼성)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 정책 효과 분석에 따르면, 도입 기업은 미도입 기업 대비 △매출액 23.7% △고용 26.0% △R&D 투자 36.8% 증가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