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검찰 FTX 사태 조사 착수했다

      2022.11.15 08:00   수정 : 2022.11.15 08: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기자】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검이 가상화폐 거래소 사태 수사에 착수했다. 대규모 인출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FTX는 지난 11일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한 바 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검찰이 FTX가 고객들의 돈을 가상자산 투자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에 빌려준 것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 검찰 FTX 사법 관할권 입증 과제

WSJ와 다른 외신들은 FTX와 알라메다를 창업한 샘 뱅크먼-프리드 전 FTX 최고경영자(CEO)가 알라메다가 부채를 갚을 수 있도록 FTX 고객 자금 100억 달러 상당을 몰래 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WSJ는 뱅크먼-프리드뿐 아니라 양사 최고위 임원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전직 뉴욕 남부연방지검 검사 샘슨 엔저는 WSJ에 "이번 조사는 투자자들의 자산을 쓰기 위해 그들을 설득하려는 목적의 고의적인 거짓말이 있었느냐의 여부로 압축된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검찰은 뱅크먼-프리드가 지난주 트위터에 "FTX는 괜찮고 고객 자산은 안전하다"는 글을 올렸다가 이후 삭제한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검찰은 뱅크먼-프리드가 이 트윗을 올렸을 때 고객들을 속이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범죄 의도를 입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FTX가 알라메다를 또는 알라메다가 FTX를 지원하기 위한 비밀 노력이 확인될 경우 충분한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만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바하마에 본사를 둔 FTX에 대해 사법 관할권을 입증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엔저 전 검사는 "수사 관할권을 입증하는 부담이 아주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단 한 통의 이메일이라도 뉴욕을 통해 전송됐다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립토닷컴 "우리는 FTX와 다르다"

가상 자산 거래소 FTX와 더불어 부실 의혹이 불거진 또 다른 가상 자산 거래소 크립토닷컴이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14일(현지시간) 크리스 마잘렉 최고경영자(CEO)는 유튜브 라이브 AMA(ask me anything)를 통해 "우리 플랫폼은 매우 강력한 대차대조표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FTX 붕괴로 이어진 그런 종류의 관행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FTX는 고객 예치금 등 13조 원 이상을 위험 투자 전문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 등에 지원하다 유동성 위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 상태다.

글로벌 15위권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크립토닷컴은 전날 32만 개의 이더리움이 비슷한 규모의 게이트아이오 거래소로 송금된 사실이 알려져 의혹이 불거졌다.

이들 거래소가 고객 자금 인출에 대비한 준비금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하고 있고 이처럼 서로 부족한 자금을 빌려주며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크립토닷컴이 발행한 코인 크로노스는 24시간 전 대비 30% 가까이 급락하며 위기론이 확산했다.

마잘렉은 "우리 플랫폼은 평소처럼 사업을 하고 있다"며 "이용자들은 돈을 넣고 인출하고 거래하는 등 높은 수준의 정상적인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무책임한 대출 관행에 관여하거나 제3자의 위험을 감수한 적도 없다"며 "헤지펀드도 운용하지 않고 고객 자산을 거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크립토닷컴은 전날 32만 개의 이더리움이 게이트아이오로 송금된 이후 "실수로 잘못 송금됐다"며 "모두 회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마잘렉은 "우리는 이런 내부 이전을 더 잘 관리하기 위해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경제 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데이터 기업 아거스(Argus)가 블록체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크립토닷컴에서 '뱅크런'(고객이 한꺼번에 자금을 인출하는 사태)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크립토닷컴에서는 지난 12일 오후 7시(이하 미 동부 기준)부터 14일 오전 6시 30분까지 이더리움 6800만 달러와 다른 토큰 1억2000만 달러가 인출됐지만, 6200만 달러의 이더리움과 1억4000만 달러의 기타 디지털 자산이 입금됐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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