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의사소통 엇갈려 벌어진 일" 해명 나선 배달 29층 손님
2022.11.18 04:00
수정 : 2022.11.18 13:39기사원문
고객 A씨는 17일 거주하는 지역 모임 카페에 '배달 사건 당사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앞서 A씨와 관련 사건은 지난 14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알려졌다.
누리꾼들이 공분한 점은 기사가 배달 후 14층까지 내려왔을 무렵, A씨가 배달 예정 시간이 넘었다며 회수할 것을 요구해 기사가 다시 29층까지 올라갔다는 것이다. 아울러 A씨는 해당 찜닭 가게에 별점 1개와 함께 리뷰 테러를 했다.
이와 관련 A씨는 "먼저 불미스러운 일로 지역명과 아파트 이름이 거론되게 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그날의 정황을 돌이켜 볼 때 정신없고 갑작스러운 상황이라는 핑계로 미숙한 대처와 태도로 일을 이렇게까지 만든 것 같아 부끄럽게 생각한다. 이유를 막론하고 배달기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사과는 드렸지만 마음에 닿으셨을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걸리더라고 마음이 풀리실 때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논란이 된 점에 대해 하나씩 설명했다. 그는 "요청사항에 벨을 누르지 말고 문앞에 놓아달라고 기재한 상태로 밀린 집안일을 하는 중에 (배달 기사로부터) 전화가 올 거라는 생각을 전혀 못하고 있었다"며 "둘째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부재중 전화가 온 지도 전혀 몰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상태인 줄 몰랐다고 주장한 A씨는 "큰 아이가 하원 해서 온 뒤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며 툴툴거렸다. 그때 고장인 걸 인지했다"고 말했다. 이후 기사의 부재중 전화를 확인해 다시 전화를 걸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가게 사장으로부터 '손님과 전화 연결이 안 돼서 음식이 가게로 돌아온 상태'라고 들었다"며 "기온도 낮고 다 식고 불은 상태라 아이들 먹일 음식이니 죄송하지만 취소 부탁드린다고 했다. 당시 사장은 배달 앱 고객센터와 통화해서 처리해준다며 전화를 끊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A씨는 아이들 저녁을 따로 주문했고 남편에게 퇴근길에 간단한 메뉴를 사올 것을 부탁했다. 그러나 이때 배달 앱 고객센터로부터 "주문 취소 처리가 안 된다"는 이야기를 전달받았다. A씨는 "이미 남편이 다른 음식을 사오고 있었기 때문에 취소 처리를 부탁했으나 찜닭 사장님이 갑자기 말을 바꿔 '옆동에 배달을 간 상태다. 거기 갔다가 29층까지 올려다 줄테니 받은지 안 받든지 취소 처리는 못해준다'고 언성을 높이고 끊었다"고 했다.
이어 "이 때부터 저는 사장과의 엇나간 의사소통으로 저녁 시간이 꼬이기 시작했다"며 "기사님이 어디에, 어떻게, 엘리베이터가 다시 작동하는 상태인지 아닌지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할 정도로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 나는 언성 높이고 막말하는 사장에게 감정적으로 싸우자고 통화하는 게 아니고 서로 의견 조율을 바랐던 거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끝냈다는 게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A씨는 "엘리베이터가 고장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들도 올라왔다. 그러니 배달기사도 올라오라'고 제가 기사님께 그런 언행을 했고 그걸 찜닭 사장님이 기사로부터 전해들으셨다는 방송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배달기사님께 해당 보도에 대해 16일 저녁 문자로 여쭤보니 '그 얘기는 제가 한 게 아니고, 찜닭 사장이 배달업체 관리자와 얘기하고 저한테 올라오라고 하셨다고 해서 그 이야기를 듣고 제가 29층까지 계속 올라간 것이다'라는 답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참다못한 A씨는 가게 리뷰를 부정적으로 남겼다. 그는 "리뷰에 사장처럼 구체적으로 적지 않은 건 영업방해가 될 것 같아서 완곡한 표현을 써서 그렇게 남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서로 건너, 건너 전달 받다 보니 어디까지가 오해인지 저도 알아보려고 한다"며 "지금 생각하면 전화 통화가 안 된 제 책임도 있다. 받아서 불은 면은 버리고 데워서 먹이면 될 걸, 늦어진 아이들 끼니 때문에 예민해진 탓에 너무 제 입장만 고수한 것 같다. 아이들이 워낙 작고 약해서 먹는 거로 예민했다. 반성한다"고 고개 숙였다.
끝으로 A씨는 JTBC '사건반장'에 편중된 보도와 허위사실에 대해 정정보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10분 남짓 방송분에 몇 분, 몇 초가 잘못된 것인지 확인하고 증명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언론 구제 요청 신청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제가 다 잘한 것도 아니고 대화해서 풀고 싶었는데, 사태가 커졌다"라고 토로했다.
A씨는 "고의든 타의든 제가 잘못된 부분은 비판은 얼마든지 받겠다. 그렇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무분별한 비난은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