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점 4점은 불안, 5점은 확실… 1승1무 이상 거둬야 16강
2022.11.21 18:07
수정 : 2022.11.21 18:42기사원문
월드컵 본선 참가국이 32개국으로 늘어나 각 조 1, 2위가 16강에 나선 것은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다.
물론 그보다 적은 승점으로도 16강에 오를 수는 있다. 3전 전승으로 독주하는 팀이 나오면 4점으로도 16강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2010년 당시 한국은 아르헨티나가 3전 전승을 한 가운데 그리스가 1승2패, 나이지리아가 1무2패에 그치면서 승점 4점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기억이 있다.
하지만 승점 4를 얻는다고 16강에 무조건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 2002년의 경우 똑같은 승점 4를 따고도 조3위로 밀려 일찌감치 짐을 싼 나라가 4개국이나 된다. 2018년에는 H조에서 나란히 1승1무1패(4득점 4실점)에 골 득실, 다득점까지 같았던 일본과 세네갈이 페어플레이 점수로 16강 진출 팀을 가린 경우도 있다. 당시 조별리그에서 옐로카드를 세네갈이 6장, 일본이 4장을 받아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앞선 일본이 16강에 올랐다.
우리나라도 승점 4에 눈물을 흘린 기억이 있다. 2006년 독일 대회에서 1승1무1패로 역대 원정 대회 최고 승점을 쌓았으나, 스위스(2승1무), 프랑스(1승2무)에 이어 조3위로 밀렸다. 사실상 H조에서 한 팀의 3전 전승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현실적으로 16강에 진출하기 위한 승점은 5점이다.
승점 5점을 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경기는 24일 펼쳐지는 첫 경기 우루과이 전이다. 한국은 역대 첫 경기에서 패한 월드컵은 모조리 무기력하게 탈락했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두 번째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았던 적이 많다. 또하나 우루과이 전이 중요한 이유는 한국이 역대 월드컵에서 남미를 상대로 승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유럽은 내성이 생겼다. 유럽파가 8명이나 되고, 포르투갈을 상대로는 좋은 기억이 있다. 2002년 월드컵 조별예선 3차전에서 루이스 피구, 세르지우 콘세이상 등이 포진했던 포르투갈을 1-0으로 완파한 바 있다. 무엇보다 한국을 이끄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포르투갈 출신이기 때문에 익숙하다.
우루과이는 최근 3번의 월드컵에서 4강, 16강, 8강을 기록했다. 특히 신구 조화가 무섭다. 공격수 다윈 누녜스(리버풀)는 유럽에서도 소위 '핫'한 선수다. 잉글랜드 명문 구단인 리버풀의 역대 최고 이적료를 경신하면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이번 시즌 18경기에서 9골을 기록했다.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와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는 유럽 최정상급이다.
손흥민의 팀 동료인 벤탄쿠르는 미드필더임에도 21경기에서 5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발베르데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자타 공인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하며 20경기 8골 4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12년 전 한국을 좌절시켰던 노장 수아레즈(당시 한국전 2골)와 카바니는 말할 것도 없다. 미국 USA투데이는 포르투갈보다 우루과이를 가장 높은 확률로 16강에 진출할 팀으로 꼽았다.
첫 경기를 잡으면 16강에 올라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우루과이에 패하면 16강 진출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가나, 포르투갈 등 2~3차전에 대한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벤투호가 첫 경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jsi@fnnews.com 전상일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