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s 우루과이 아쉬운 무승부, 광화문에 "대~한민국!" 울려 퍼져

      2022.11.25 00:08   수정 : 2022.11.25 10: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열광적인 응원이 펼쳐졌다. 24일 오후 10시에 열린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대결에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경기 시작 2일 전 서울시가 거리 응원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시기 상조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응원에 참가한 시민들은 경기를 마음껏 즐기는 모습이었다.



경기가 펼쳐지는 오후 10시 기준 8.6도의 쌀쌀한 날씨에 시민들은 패딩 점퍼와 코트를 입고 핫팩과 담요를 챙기는 등 추위에 대비했다.

가족·친구·연인 단위의 시민들은 반짝이는 붉은 악마 머리띠를 쓴 채 응원봉을 들고 들뜬 얼굴로 광화문 광장에 자리를 잡았다.
각자 돗자리에 각자 맥주나 음료, 먹거리 등을 즐기며 설레는 분위기였다.

경찰과 주관단체는 안전에 만반을 기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거리응원에는 경찰 추산 1만5000명의 인원이 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약 2만5000명의 시민이 광화문에 모였다. 오후 8시 반께부터 광화문 광장에 펜스로 구분된 4개의 응원 공간에 인원이 다 들어찼다. 예상보다 더 많은 인원에 경찰은 오후 9시께부터 광화문 광장 옆 대로 교통을 통제하고 공간을 만들어 시민들을 앉혔다. 더불어 안전로 확보 및 밀집도 관리에 힘썼다.

이날 거리응원 주관단체인 붉은악마 측 안전요원 341명 투입됐고, 경찰은 기동 8개 중대 및 경찰관 730명이 투입해 안전에 대비했다. 경기 시작 4시간 전인 오후 6시께부터 약 2~5m 간격으로 안전봉을 든 요원들과 경찰이 배치돼 원활한 통행로 확보에 분주했다. 소방은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옆에 소방차와 구급차를 대기시키며 우발상황에 대비했다.

경기 전 파이낸셜뉴스가 만난 시민들은 설레는 소감을 내비쳤다. 직장인 박해오씨(28)는 퇴근 후 아들 박이해군(7)과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직장이 인근에 있다는 박씨는 "안전에 걱정이 있었지만 아침에 인근을 살펴보니 공간을 넓게 쓰고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 같아 광장에 왔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아이가 자라면서 이런 경험을 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군도 "너무 신나요!"라며 손에 쥔 태극기를 흔들었다.


동갑내기 친구 4명도 거리 응원에 나섰다. 요리사 박재민씨(27), 직장인 이종태씨(27), 설계사 권순빈씨(27), 직장인 김준씨(27)는 중학교 동창 친구다.이들은 12년 전 남아공 월드컵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다. 당시 친구 4명응 광화문 거리응원을 나오고 다음날 학교에 지각한 추억이 있다. 오늘 경기를 만끽하기 위해 모두 직장에 다음날 연차를 냈다. 대한민국이 이기면 밤새 음주를 즐길 예정이다.

연인과 함께 온 한혜진씨(27)는 내일 출근을 위해 막차가 끊기기 전에 광장을 떠나기로 했다. 한씨는 평소 축구를 즐기거나 사람이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응원에 나섰다. 한씨는 "막상 와보니 통제가 잘 이뤄지고 있어 안심하고 경기를 볼 예정"이라고 했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 시민들은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 등 응원구를 외치며 경기를 즐겼다. 우루과이 선수들의 실수나 대한민국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가 나오면 시민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전반 34분 대한민국 황의조 선수가 골문 앞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자 시민들은 일제히 이마를 짚으며 "아~!" 하는 탄식을 내뱉었다.

전후반 사이 쉬는 시간에 시민들은 안내와 통제에 맞춰 천천히 화장실 등으로 이동했다.

후반 경기가 무르익을 께에도 시민들은 자리에서 앉아 응원구를 외치며 차분하게 경기를 즐겼다. 일부 일어서는 시민도 있었지만 통제 요원이나 경찰관이 착석을 권유하는 분위기였다.
후반 28분 이강인 선수가 그라운드를 밟자 박수갈채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오후 11시 55분 경기는 0:0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시민들은 쓰레기를 치우고 자리를 뜨며 아쉬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으나,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에게 환호를 보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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