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기에 치킨집 사장님도 오랜만에 '싱글벙글'
2022.11.27 13:30
수정 : 2022.11.27 13:30기사원문
카타르 월드컵의 국가대표팀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부터 월드컵 최고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치킨업계 뿐만 아니라 유통업계 전반이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이태원 참사와 소비심리 악화에 따른 경기침체 분위기를 깨고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 수혜업종 치킨집 매출 큰폭 상승
27일 업계에 따르면 우루과이전에서 모처럼 매출이 늘어난 자영업자들이 한껏 고조된 분위기다.
강남구 신사동 A치킨집 직원은 "경기가 오후 10시부터 시작이었는데, 이미 오후 8시 이전부터 준비한 닭이 다 떨어져서 팔 수가 없었다"면서 "다음 경기에는얼마나 더 준비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우루과이전은 그야말로 '치킨전쟁'이었다. 경기 시간에 가까워지자 주문량 폭증으로 배달 애플리케이션 접속이 되지 않거나 주문 오류가 발생했고 배달 시간이 2~3시간까지 늘어났다.
회사원 김씨는 "배달앱도 먹통이고 치킨집은 계속 통화 중이라 결국엔 주문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다음 경기엔 치킨을 먹으려면 더 일찍 단단히 준비해 놔야겠다"고 말했다.
실제 bhc치킨에 따르면 대한민국 대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가 펼쳐진 전일(24일) 축구 경기에서 당일 매출이 전월 동일 대비 200%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주 동일 대비로도 130%, 전년 동일 대비도 140% 증가를 기록하며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bhc치킨 관계자는 "지난 6월에 열린 평가전 시합에서도 치킨 메뉴 매출이 두 자릿수로 증가해 매출 순항이 예상됐으나 국가대표팀 선전을 위해 지속 진행했던 프로모션 덕분에 기대보다 상승폭이 컸다"고 말했다.
교촌치킨 역시 24일 가맹점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주(17일) 대비 1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저녁 늦게 시작한 이번 축구 경기 시간에 맞춰 국가 대표팀의 응원하며 치맥을 즐기는 고객들이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커머스업계도 야식수요로 들썩
먹거리와 함께 월드컵 경기를 즐기려는 수요에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야식 수요가 들썩였다. 지마켓의 최근 일주일(11월18일~24일)기준 전년대비 상품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다양한 야식 판매가 크게 늘었다. 특히 주전부리나 안주로 좋은 가공식품을 쟁여두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곱창·막창(25%), 돈까스·탕수육(56%), 떡갈비(88%), 햄·소시지(52%) 등 육가공 간편식품및 어묵·맛살(27%), 핫바(77%), 해물볶음(68%), 해물튀김(96%) 등의 수산가공식품의 판매가 급증했다. 부담 없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꼬치류의 판매는 9배 가까이(775%) 늘었다. 가공 안주류도 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11번가에서도 양식 밀키트 매출은 1026% 뛰어 11배 성장했고 간식류 판매도 나초 88%, 감자칩 20% 등으로 증가했다.
SSG닷컴에서는 곱창·닭발 매출이 66%, 치킨너겟·닭꼬치는 52%, 돈까스·커틀릿은 44% 신장했다. 배달 앱 상품권, 배달음식 모바일 쿠폰 등의 매출도 174% 늘었다.
한편 이번 월드컵 특수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이태원 참사와 고물가 등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됐지만, 월드컵을 계기로 분위기가 전환되고 있는 만큼 고조된 분위기가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