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단위 영업익 내는 민간발전사, 전력도매가 상한제에 '볼멘소리'

      2022.11.27 18:32   수정 : 2022.11.27 21:34기사원문
한국전력이 전기를 사들이는 가격인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민간 발전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자유시장경제 질서를 무너뜨리는 인위적 시장개입이라며 반대하는데 수익성 악화가 큰 이유다. 하지만 천연가스 요금에 연동하는 SMP 특성상 한전은 연내 30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반면 민간 발전사들은 올 3·4분기까지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익을 냈다. 이 때문에 '몽니'를 부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SMP 상한제는 내달부터 3개월간 한시적 시행이 유력하다.

■SMP 상한제 3개월 한시 시행

27일 정부, 에너지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국무조정실은 규제개혁위원회를 열고 SMP에 상한을 두는 내용을 담은 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안건으로 상정해 수정 의결했다. SMP 상한제는 한전이 전기를 사들이는 기준가격인 SMP에 상한을 두는 게 골자다. 전기사업법에 따르면 산업부 장관은 전기사용자 이익 보호를 위해 필요시 전력거래가격 상한을 정해 고시할 수 있다.

SMP 상한제를 시행하게 되면 직전 3개월간 SMP 평균이 최근 10년 평균의 1.5배를 넘어섰을 때 전기를 이보다 비싼 가격에 팔지 못하게 된다. 다만 발전기 용량 100㎾ 미만 소규모 발전사업자에게는 적용하지 않는다.

수정안은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2월까지 석 달간 시범적으로 시행될 전망이다. 국조실 규개위는 SMP 상한제를 3개월을 초과해 연속 적용할 수 없도록 명문화하고, 1년 후에는 조항 자체가 일몰되도록 수정했다. 계산해 보면 상한제를 적용할 수 있는 기간은 전력소비가 많아지는 오는 12월~2023년 2월, 2023년 6~8월까지만 가능하고 2024년 부터는 적용할 수 없는 한시적 조항이라는 얘기다.

■수익 주는 민간발전사 '몽니'

민간발전사들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SMP 상한제로 인해 수익이 줄어들어서다.

SMP는 통상 발전연료 중 가장 단가가 비싼 천연가스(LNG) 가격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LNG 수입 가격 지표인 동북아지역 천연가스(JKM) 현물 가격은 2021년 10월 MMBtu(열량 단위)당 19.02달러였으나 올해 10월 53.38달러까지 급등했다. 같은 기간 통합 SMP 가격도 107.76원에서 251.65원으로 약 2.5배 급등했다. 12월 제도 시행 시 상한은 ㎾h당 약 160원이 될 전망이다.

한전은 SMP 가격이 올라도 전기요금에 즉각 반영할 수 없어 올해 1·4∼3·4분기 영업적자가 21조8342억원이다. 이미 지난해 연간 적자(5조8542억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반면 SK(SK E&S·파주에너지)·GS(GS EPS·GS파워)·포스코(포스코에너지)·삼천리(에스파워) 등 4개 대기업 계열의 민간발전 6개사는 SMP 가격급등으로 영업이익이 올해 3·4분기까지 1조4781억원에 달했다.
국가적 에너지위기 속에서 발전 대기업들이 과도한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럽에서는 이미 발전사업자에 대해 이익 상한을 설정하거나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반사이익을 얻은 에너지기업에 '횡재세'를 부과하는 등의 대책을 시행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SMP 상한제는 전기요금 급등에 완충작용을 하고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이 강하다"며 "민간사업자들은 SMP 상한제를 철회하거나 더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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