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전이되는 中 제로코로나 봉쇄와 반대 시위
2022.11.29 17:11
수정 : 2022.11.29 17:11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의 제로코로나 봉쇄 정책과 반대 시위 여파가 세계로 전이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을 쳤고 국제 유가도 흔들렸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의 경제 충격을 우려했다.
■증시 뉴욕↓·중화권↑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7.57포인트(1.45%) 내린 33,849.4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2.18포인트(1.54%) 떨어진 3963.9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6.86포인트(1.58%) 하락한 1만 1049.50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상하이와 광저우, 베이징 등 중국 곳곳에서 ‘제로코로나’에 반대하는 성난 주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온 것이 글로벌 성장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극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주요 2개국(G2) 중 하나인 중국 경제가 불안에 휩싸이면서 소비 수요가 더 크게 꺾이고, 공급망 차질이 다시 악화하는 등 글로벌 경제에 후폭풍을 몰고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크로스마크 글로벌투자의 빅토리아 페르난데스 수석시장전략가는 CNBC방송에 “중국처럼 큰 나라의 경제가 셧다운 된다면 세계 경제에 파급효과를 몰고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애플 최대 협력업체인 폭스콘의 중국 정저우 공장에서 발생한 인력 이탈과 시위 사태로 아이폰 프로 생산량 부족분이 600만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제기됐다. 애플 주가는 2.6% 급락했다.
그러나 중화권 증시는 오히려 반등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중국 국무원의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홍콩 항셍지수가 한때 4.35%까지 오르고 상하이종합지수·선전지수도 각각 2.1%~2.2%대로 상승했다.
유가도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배럴당 73.60달러까지 밀려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감산 예상 속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결국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0.96달러(1.3%) 오른 77.24달러로 마감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하락을 피하지 못해 0.44달러(0.5%) 내린 배럴당 83.1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는 장중 지난 1월 4일 이후 최저치인 배럴당 80.61달러까지 밀리기도 했다.
다만 같은 날 오후 들어 WTI 선물은 아시아 거래에서 전거래일보다 1.76% 상승한 배럴당 78.59달러를 기록했다. 브렌유 선물도 전거래일보다 2.28% 급등한 배럴당 85달러에 거래됐다. 역시 국무원 발표에 시장이 반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로코로나 불확실성 여전
지난 10년간 중국의 세계 경제 성장 기여율이 평균 30%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수출 둔화, 소비 부진, 부동산 시장 침체는 여전히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 요소로 평가된다.
이 같은 중국 경제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은 제로코로나가 지목된다. 홍콩계 투자회사 CLSA는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온 지역은 중국 GDP의 68.9%를 담당하는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노무라 증권은 중국의 도시 봉쇄나 이동 제한 대상자는 49개 도시, 약 4억 120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일주일 만에 1억명 늘었다.
캐리 브라운 채텀하우스 아시아 프로그램 연구원은 “중국의 경제 규모와 생산 능력에 대한 대안은 없다”며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나머지 국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내부에서조차 방역 기조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오양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장은 중국 경제 전망 세미나에서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로코로나를 완화해야 하며 그렇게 할 때 우리 경제가 향후 몇 개월 내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영국·독일·유엔(UN) 등이 코로나19 방역 반대 시위 확산을 놓고 중국 정부에게 쓴소리를 내고 있지만 적극적인 변화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중국 정부는 ‘정밀 방역’의 엄격한 집행으로 완화 의지를 표명하면서도 이면으론 △베이징을 비롯한 주요 시위 도시 곳곳에 공안 요원 배치 △참가자 추적 △인터넷 통제 강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