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자폐아들' 상습 폭행한 아빠..아내가 '선처' 요구한 안타까운 이유

[파이낸셜뉴스] 자폐증 증상의 3살 아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해 구속됐던 다문화 가정의 가장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가장은 폭행 과정에서 효자손 등의 물건으로도 상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혼이민자 아내의 선처 요구 등이 법원에 전해져 이 같이 판결된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11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이지수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및 상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가장 A씨(53세)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추가로 3년간 보호관찰 및 아동 관련 기관에 3년간 취업제한, 32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받았다.

A씨는 지난 4월 15일 오후 2시 20분경 자신의 집에서 아들 B군(3세)이 심하게 울자 뒤통수를 잡고 바닥에 밀어 이마를 찧게 하고 멱살을 잡아들어 올린 채 끌고 가 소파베드에 집어던져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특히 지난해 11월 29일에는 어린이집에서 집으로 이동하던 중 차량에서 B군의 얼굴을 폭행, 같은 해 10월 31일 오후 4시 30분경 집에서 효자손으로 B군의 얼굴과 엉덩이 등을 5차례 휘두르듯이 때려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B군은 의사를 표현할 때마다 주로 울음을 내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A씨는 이를 두고 "효자손으로 때린 사실은 있지만 훈육의 목적이었다"며 "얼굴을 때리거나 이마를 바닥에 찧게 하는 등 폭행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또 A씨의 아내 C씨(30세)도 수사기관의 조사와 재판에서 A씨에게 유리한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재판부는 이를 두고 남편이 구속돼 생계유지에 곤란한 상황이 발생했으며 폭력 성향을 교정하길 바라는 취지로 해석했다.

이날 재판부는 "수사기관에 임의로 제출된 해당 사건 학대 영상은 증거 능력이 있고, 적법하게 채택한 조사한 증거와 진술 등으로 볼 때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다"며 "피고인의 아동학대 범행은 습벽의 발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배우자가 피고인에 대한 형사처벌보다 교육과 치료를 통한 폭력적인 성향을 개선하기를 원하고, 피고인 자신도 심각성을 깨닫고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mail] 임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