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다 죽어" 온투업계 아우성에… 금융당국 "규제완화"

      2022.12.13 18:24   수정 : 2022.12.13 18:24기사원문
온라인투자 연계 금융업계(온투업계)가 "이러다 다 죽는다"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고금리에 은행권으로 돈이 몰리면서 온투업계의 돈 줄이 마르고 있기 때문이다. 온투업계는 인력을 줄이면서 버티거나 일부는 영업을 종료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온투업계 개인 투자한도를 늘리고 기관 투자를 활성화하는 등 규제 완화 방안을 이달 중에 내놓을 계획이다.

■중소 온투업체 줄도산 위기

13일 온투업 중앙기록관리기관에 따르면 국내 온투업 등록업체 48곳의 지난 11월 기준 대출 잔액은 1조3808억원으로 전달보다 1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집계기준이 변경된 지난 8월 이후부터 살펴봐도 대출액은 3개월 동안 줄곧 하락해 300억원 넘게 감소했다.

온투업계에 돈줄이 마른 이유는 안전자산인 1금융권을 중심으로 자금이 쏠렸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1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전달보다 19조원 늘어난 827조29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부터 석달 동안 정기예금으로만 97조4780억원이 몰렸다.

온투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등 투자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자금이 시중은행 등 안전자산으로 흘러가자 온투업계에 자금이 마르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 규모가 줄어들자 중소형 온투업체들은 줄도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11월 대출 취급액 기준 업계 7위인 그래프펀딩은 지난 8일 폐업했다. 그래프펀딩 측은 "국내외 금융 및 부동산 시장 악화로 인해 영업 환경이 급변해 신규 투자자 모집, 신규 대출 상품 개시를 중단하고 영업을 종료한다"고 했다.

문제는 도산 위기가 비단 그래프펀딩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내 온투업 1위 업체인 피플펀드도 10~12%의 인원을 감축했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투자 호황 때는 의도적 적자모델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들어갔으나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효율적으로 비용을 쓰고자 희망 퇴직 등 인력 조정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투업계에서는 대다수 업체가 금융위원회의 자본금 유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까지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금융위에 등록한 온투업체 36곳 중 7곳은 자본금 유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2년 연속 자본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등록이 취소된다. 한 온투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인수합병 등의 방법을 제외하고 혼자 힘으로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나 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당국, 투자한도 등 완화 검토

상황이 심상치 않자 금융당국은 규제 완화를 통해 온투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온투업 제도 개선 방안을 오는 20일 예정된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발표한다.

이 방안에 따르면 업권 전체 3000만원(부동산상품 1000만원 이하)으로 제한된 투자 한도가 완화된다. 그간 온투업계는 한 업체도 아닌 전체 업권 3000만원으로 투자 한도를 제한한 현 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입장을 당국에 전달해왔다. 금융위도 개인 투자 한도를 기존보다 높이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상한선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투자 활성화 방안도 조만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온투업계는 그간 기관 투자를 통해 조달 비용을 줄이고 대출 수요를 충당하는 것을 숙원 사업으로 삼아왔다. 현재 온투업법은 상품당 모집금액의 40%까지 금융기관의 연계 투자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온투법상 투자지만 개별 업권 법률상 대출에 해당하는 부분이 상당해 기관투자자의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금융위는 온투업계에 기관투자 유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관 투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단순히 유권해석이나 샌드박스로 온투업의 기관투자를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업권별로 프로세스가 달라 온투업법과 충돌하는 부분을 금융감독원과 함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결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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