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최초 결승 노린다” 모로코 돌풍 비결은?
2022.12.14 19:59
수정 : 2022.12.14 19:59기사원문
■라크라키 감독 전매특허 ‘짠물수비’
모로코는 4강까지 펼쳐진 5경기에서 단 1골만 내줬을 정도로 이번 대회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국가다. 유일하게 실점한 1골마저 수비 맞고 굴절된 자책골일 정도로 실점이 적다. 스페인과의 16강전에서는 승부차기에서도 단 한 번의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왈리드 라크라키 감독의 전술이 모로코의 철벽수비를 가능케 했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라크라키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주로 4-1-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이때 포백라인은 깊고 낮게 유지하고 수비형 미드필더인 수프얀 암바라트를 수비 대형 앞에서 위치시켜 수비 라인을 보호한다. 일선 미드필더진도 방어 라인을 유지하며 수비에 치중시켰다.
이같은 수비 전술로 모로코는 이번 대회에서 단 한 번도 볼점유율을 50% 넘게 가져가지 못했다. 8강과 16강에서 맞붙은 포르투갈과 스페인과의 경기에서는 20%대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유수의 선수들이 자랑하는 공격적인 역습을 통해 매 경기 슈팅 수는 상대와 비등했다. 포루투갈 전은 9개의 슈팅을 기록해 상대보다 1개 더 많았고 스페인전의 경우 6개의 슈팅으로 스페인이 기록한 8개와 비슷했다.
■선수단부터 팬까지...“끈끈하게 뭉쳤다”
특이한 점은 모로코의 26명 엔트리 중 14명의 선수가 모로코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32개국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이번 대회로 눈부신 선방으로 전설적인 골키퍼 ‘야신’과 비견되는 골키퍼 야신 부누는 캐나다 출신이다. 아치라프 하키미는 스페인, 로망 사이스는 프랑스 출신이다. 아프리카 국가 중 유일하게 유럽국가(스페인)과 육로 국경을 접한 모로코는 많은 유럽 이중국적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자국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단 3명에 불과하다.
저마다 다른 나라에서 성장했음에도 모로코는 이번 대회 가장 조직력이 좋은 팀으로 꼽힌다. 그 이유는 ‘무슬림’이라는 종교의 힘으로 온 선수단이 끈끈히 뭉쳤기 때문이다. 또 왈리드 라크라키 감독은 선수단 가족을 숙소 근처에서 대회 내내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했다.
팬들의 응원 열기도 뜨겁다. 모로코의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엔 늘 모로코를 상징하는 '붉은 물결'이 가득하다. 또 아랍권 국가답게 이에 개최국 카타르를 포함한 바레인, 이라크, 오만, 팔레스타인 등 중동 아랍 국가들도 모로코를 열렬히 응원 중이다. 또 수크 와키프를 비롯한 카타르 주요 관광지에서 아랍권 연합 팬들이 대거 단체 응원을 벌이고 있고 모로코와 북아프리카 전역에서도 월드컵 축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