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전황 어렵다" 인정...벨라루스 흡수 가능성은 부인
2022.12.20 10:42
수정 : 2022.12.21 09:58기사원문
타스통신 등 러시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러시아 연방보안국 기념일 관련 화상 연설에서 우크라 점령지를 언급했다.
푸틴은 "도네츠크·루한스크 공화국, 헤르손, 자포리자 상황이 극도로 어렵다"며 보안국이 국경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는 점령지를 “러시아의 새로운 지역”이라고 지칭하며 "이곳에 사는 러시아 시민은 보안국의 보호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우크라를 침공한 러시아는 기존에 친러 반군이 장악했던 동부 도네츠크주 및 루한스크주의 반군 공화국을 손에 넣었다. 동시에 우크라 남부 헤르손주와 자포리자주도 점령했다. 러시아는 지난 10월 해당 지역들을 러시아연방에 불법 편입했다. 현재 헤르손주와 동부 일부에서는 우크라군의 반격으로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푸틴은 점령지 주민들에 대해 "그들의 안전을 최대한 보장하고 권리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하는 게 보안국의 의무"라며 최신 장비 및 무기 지원을 약속했다. 아울러 푸틴은 "테러와의 전쟁은 보안국의 중요 우선순위"라며 "광범위하고 일관성 있는 시스템으로 테러 공격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월에는 우크라 남부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케르치 해협 다리가 의문의 폭발로 파손됐으며 이후 러시아 본토의 군사시설을 겨냥한 무인기(드론) 공격 등이 이어졌다. 러시아는 해당 공격이 우크라의 테러 행위라고 주장했다.
푸틴은 화상 연설 당일에 대표적인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를 방문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침공 당시 인접한 벨라루스 영토를 통해 우크라를 공격했다. 이후 러시아는 벨라루스에 우크라 참전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벨라루스는 이를 계속 거부했다. 그 결과 현지 야권에서는 러시아가 결국 벨라루스를 흡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푸틴은 19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흡수 관련 질문을 받았다. 그는 "러시아는 어느 나라도 흡수할 뜻이 없다. 이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답했다.
두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벨라루스의 참전 또한 언급하지 않았으며 다만 양국의 군사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푸틴은 벨라루스가 “진정한 의미의 동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동시에 "특수탄두(핵탄두)를 장착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된 벨라루스 군용기 승무원을 훈련해 달라는 루카셴코의 제안을 계속 이행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의 핵무기가 벨라루스에 배치될 수 있다는 의미로 추정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