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ELS 하룻밤 새 1700억 증발 위기… 잠 못드는 투자자

      2022.12.29 18:21   수정 : 2022.12.29 18:21기사원문
테슬라 주가 폭락으로 국내 테슬라 연계 주가연계증권(ELS)이 하룻밤 사이 1700억원 규모가 원금 손실 구간에 들어섰다. 기존 약 2700억원 손실에 더해 총 4500억원 규모가 녹인 배리어(원금 손실 한계선)를 터치했다.

■테슬라ELS 잔액 70% 손실 위기

29일 채권평가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연계 녹인형 상품 6428억원 규모 상품(395개) 중 4541억원어치(206개)가 녹인 배리어를 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1700억원어치는 27일(현지시간) 테슬라의 하룻밤 폭락으로 추가된 것이다. 이로써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종목형 ELS 잔액의 70%가 원금 손실 위기에 놓였다.


테슬라는 27일 하루 만에 11.41% 하락한 109.10달러에 마감하면서 테슬라 투자자들의 공포를 키웠다. 이는 2020년 8월 이후 최저치이다. 시가총액 순위도 미국 기업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11월 사상 최고치 대비 73%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 하락률은 69% 수준이다. 미국의 긴축 정책 등이 기술주 전반에 타격을 준 데다 경기침체에 따른 전기차 수요 감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 등 테슬라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평가다.

테슬라는 미국주식 열풍과 함께 주요 연계종목으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ELS는 증권사의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종목형 ELS는 한 개 내지 두 개 종목과 짝을 이뤄 발행되는 구조다. 테슬라 연계 ELS의 경우 주로 넷플릭스, 퀄컴, 엔비디아 등 해외 인기종목들과 함께 묶였다. 함께 묶인 종목의 가격이 떨어져도 ELS는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다.

■증권사들 '저점 매수' 무더기 발행

이번 테슬라의 폭락으로 테슬라 연계 ELS를 투자자에 공격적으로 판매했던 증권사들은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지난 7~9월 당시에도 테슬라의 주가는 크게 하락한 상황이었다. 이에 증권사들은 저점이라 판단하고 관련 ELS 판매를 대폭 늘렸다.

그러나 테슬라 주가는 이달에만 44%까지 하락했다. 결국 무더기로 녹인 상품이 발생하면서 각 증권사들은 28일 투자자에게 무더기 녹인 배리어를 터치한 ELS 상황을 공지했다.

키움증권은 28일 하루에만 40여개 상품에 대한 녹인 발생 상황을 알렸다. 같은 날 NH투자증권 16개, 한국투자증권은 11개 상품에 대한 녹인 발생 상황을 알렸다. 올해 7~9월에 발행한 상품이 대부분이다.

석 달 만에 손실 리스크에 놓인 투자자들이 상당수다. 이렇다 보니 각 증권사의 ELS도 발행 금액이 미달돼 곳곳에서 취소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경기침체 리스크가 계속되면서 바닥 모를 주가에 ELS 투자를 꺼리는 상황이 됐다.

국내 주식 부진도 심상치 않다. 삼성전자 연계 녹인형 ELS 잔액은 총 5799억원으로 이 중 34%인 1994억원이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021년 1월 9만6800원까지 터치했으나 지난 9월 5만18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9일 기준 5만5000원을 가리키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도 심상치 않다. NH투자증권은 28일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으로 SK하이닉스 연계 ELS가 녹인배리어를 터치했다고 안내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월 13만4000원이었으나 29일 현재 7만5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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