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했던 것이 더 신기” 키움 히어로즈 9억팔 장재영, 3년차 안우진 로드 접어드나
2022.12.31 07:51
수정 : 2022.12.31 08: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장재영은 아마야구의 부활을 이끈 선구자 같은 존재다.
스타가 필요한 아마야구에 수많은 매스컴을 끌어들인 장본인이다. 장정석 당시 키움 감독(현 기아 단장)의 아들이라는 것도 그렇지만, 고교 1학년이면서도 150km/h를 고교 데뷔전에서 던졌다는 것 자체가 당시에는 센세이셔널했다.
장재영은 인성이 좋고 성실하기로 유명했다. 야구를 잘했지만, 거만하지 않았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도 그를 좋아했고 은사인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유독 그를 아꼈다. 덕수고 시절 코치로 인연을 맺었던 김해고 박무승 감독이 첫 우승을 일궈냈을 때 가장 먼저 전화한 제자도 장재영이었다.
장재영은 야구에 대한 욕심이 많고 성실하지만, 그의 아쉬운 점은 마운드에서 지나치게 예민하다는 것이었다. 정신적으로 한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와르르 무너지는 큰 단점이 있었다.
고교 3학년 첫 번째 전국대회인 청룡기 때는 20구 중 16구를 볼을 던지고 내려가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프로에서도 종종 드러났다.
하지만 반대로 고교 마지막 등판이었던 봉황대기 16강 유신고전에서는 최고 155km/h를 던지며 엄청난 피칭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심리적으로 민감했다. 예쁜 투구폼을 보유하고 있지만, 제구가 흔들리는 것도 그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야구 내적으로는 크게 손댈 데가 없었다. 신체조건도 좋고, 투구폼도 예쁘다. 좋은 변화구도 지니고 있다. 155km/h를 무난히 던질 수 있는 어깨도 있다. 괜히 9억원을 받은 것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그런 이유로 장재영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투구 메커니즘적으로는 제구가 나쁠 수가 없는 폼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었다. 모 프로 관계자는 “저런 폼으로 제구가 안되는 것이 더 신기하다”라고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였다.
하지만 장재영은 서서히 자신의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 고3 말 협회장기에서 3홈런을 터트리며 화려하게 부활했던 기억을 바탕으로 이도류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비록, 정규 시즌은 아니지만 질롱코리아에서는 8이닝 10K를 기록하며 자신의 프로 최다 이닝, 최고의 피칭을 했다. 6라운드 최고 투수로 뽑히기도 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곧바로 그를 불러들이며 그날의 기분을 계속 간직하게 했다. 선수를 보호한다는 차원도 있지만, 좋았던 때의 기억을 간직하게 해줄 필요성도 있기 때문이다.
장재영은 2021년 19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9.17로 부진했고, 2022시즌엔 14경기에 출전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7.71만을 남겼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기록은 무의미하다. 어차피 육성기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재영도 3년차에 접어든다. 이제 무언가 성과가 나와야할 시기다.
선배 안우진은 3년차부터 두각을 나타냈고, 프로 5년이 지난 지금 프로 정상급 투수로 컸다. 장재영이 '안우진 로드'를 본격적으로 밟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드는 것도 그래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