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서방, 푸틴의 '성탄절 휴전' 무시 "철군부터 해야"

      2023.01.06 10:00   수정 : 2023.01.06 17: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36시간 동안 ‘성탄절 휴전’을 선언한 가운데 우크라와 서방 각국 모두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러시아에게 진정성이 없다고 밝혔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연설에서 "러시아는 (우크라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우리의 진군을 중단시키고 러시아의 인력과 무기를 추가로 들여오며 우리 진지에 보다 가까이 병사들을 보내기위한 ‘위장술’로 성탄절을 이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은 당신들의 군대가 떠나거나 우리가 그들을 쫓아낼 때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날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언급하고 "그는 지난달 성탄절과 새해 첫날에도 병원과 유치원, 교회를 폭격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푸틴은 단지 숨을 돌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의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도 푸틴의 휴전 명령에 대해 부정적으로 본다며 러시아는 "재편성과 휴식을 한 뒤 궁극적으로 재공격을 하기 위해" 휴전을 이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라이스는 "이번 휴전 명령이 전쟁의 흐름을 바꿀 것 같지 않다"며 "러시아가 평화에 대해, 종전에 대해 진정 진지하다면 우크라 영토에서 병력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날 영국의 제임스 클리버리 외무장관은 이번 휴전 조치에 대해 "평화 전망을 진전시키는 것과 무관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러시아는 영구적으로 군대를 철수하고, 우크라 영토의 불법 통제를 포기하며, 무고한 민간인을 상대로 한 야만적인 공격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푸틴은 5일 발표에서 우크라 전선에 있는 모든 러시아 군인에게 6일 정오부터 7일까지 36시간 동안 휴전을 명령했다. 푸틴이 우크라 침공에서 일부 지역이 아닌 모든 전선에서 휴전을 지시한 것은 지난해 2월 침공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대통령이 키릴 총대주교의 호소를 고려해 정해진 기간에 우크라의 러시아군이 휴전 체제를 도입할 것을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교회는 개신교와 가톨릭의 성탄절보다 13일 늦은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한다.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는 러시아 정부에 신자들이 성탄절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휴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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