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부터 퇴사까지 男·女 성비 공개… 성별근로공시제 도입

      2023.01.26 17:42   수정 : 2023.01.26 17:42기사원문
정부가 기업의 근로자 성비를 공개하는 성별근로공시제를 도입한다. 육아휴직 기간은 기존 1년에서 1년6개월로 늘린다.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는 배달라이더, 대리기사로 근무할 수 없도록 막는다.

기관장 등의 성희롱·성폭력 피해자 보호조치는 의무화된다. 성희롱 피해자와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처분 금지 의무도 신설된다.


26일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3차 양성평등 정책 기본계획(2023∼2027년)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3차 계획은 성별 임금격차 해소, 코로나19로 심화한 돌봄부담 완화, 5대 폭력 근절을 위한 과제가 중점으로 담겼다.

여가부는 올해 성별근로공시제를 기업 자율로 추진할 방침이다. 공공부문에서 우선 도입한다. 고용노동부에서 구체적 이행방안을 마련 중이다.

성별근로공시제는 각 기업이 직원 채용·근로·퇴사 단계까지 중요 항목에 대해 성별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이다. 채용 단계에서는 서류 합격자부터 최종 합격자까지 성비를, 근로 단계의 경우 부서별·승진자·육아휴직 사용자 성비를 공개하는 식이다.

맞돌봄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육아휴직 기간은 기존 1년에서 1년6개월로 늘린다. 중소기업 내 재택·원격근무 활성화도 지원한다.

교육부는 초등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초등늘봄학교를 도입해 돌봄교실 이용시간을 오후 8시까지 연장하고, 아이돌봄서비스 정부지원 시간과 지원가구를 늘린다.

성인지적 관점을 반영해 여성 건강권도 보호한다.

특히 인공임신중절 불법약물 유통의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법무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관련 법·제도를 정비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임신중절의약품의 불법유통 단속을 강화한다. 복지부와 여가부는 임신갈등 상황에 대한 상담을 확대한다. 이는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대체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건강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2021년 복지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5∼44세 여성의 인공임신중절률은 3.3%이다. 사회경제적 사유가 주된 원인을 차지했다.

권력형 성범죄, 디지털성범죄, 가정폭력, 교제폭력, 스토킹 범죄 등 5대 폭력에 대한 법·제도도 정비한다. 기관장 등의 성희롱·성폭력 피해자 보호조치를 의무화한다. 성희롱 피해자와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처분 금지 의무 신설을 추진한다.

기관장 성폭력사건 발생 시 여가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하는 재발방지대책 제출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이고, 미제출 기관은 과태료 등으로 제재한다. 스토킹처벌법에는 스토킹범죄 반의사불벌죄 폐지를 담도록 개정한다.

전자장치 착용자는 근무제한 업종에 배달라이더와 대리기사를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형법상 강간 구성요건을 기존 폭행·협박에서 '동의여부'로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럴 경우 폭행과 협박 없이도 동의 없이 성관계를 하면 강간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재판 과정에서 성폭력 범죄 피해자의 과거 성이력을 증거로 채택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한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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