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춘절, '분노의 소비"는 없었고 '신중한 소비'만 있었다?
2023.01.30 08:35
수정 : 2023.01.30 09:24기사원문
중국, 수출 안되면 죽는 나라가 아니라 소비 안되면 죽는 나라?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 아직도 세계의 공장이긴 하지만 이젠 제조업의 국내총생산(GDP)비중은 39%에 불과하다. 중국은 지금 소비의 나라다. 소비의 GDP 성장기여도가 65%나 된다.
미국이 2018년부터 중국과 무역전쟁을 했지만 누가 이겼을까? 서방세계에서는 '트럼프의 완승 시진핑의 완패', 중국경제 성장률 하락이 미·중전쟁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것도 엉터리다. 미·중의 무역전쟁 결과를 보면 중국의 수출은 줄어든 적이 없고 중국의 대미, 대세계 무역흑자는 2022년에도 사상최고치를 갱신했다.
<중국의 대미무역, 무역총계 추이>
자료: 해관통계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중국에 대한 전세계의 반중 정서가 사상 최악이고 이 때문에 서방세계는 중국을 팩트보다는 반중 정서 위에서 보기 때문에 중국에 대해 가끔 오판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돈에는 정치가 없다. 돈에게 물어봐야 정확한 답이 나온다.
감정은 감정이고 돈은 돈이다. 정치적 이익에 좌우되는 정치인의 말과 클릭 수에 목숨 거는 언론에 편승한 판단은 팩트를 잘못 짚는 경우가 많다. 중국은 지금 소비가 안되면 나라가 어려워지는 나라로 변했다. 중국의 무역의 GDP비중은 2006년 64%에서 2022년에는 35%로 낮아졌다. 지금 중국은 무역이 아니라 내수 소비가 경제의 중심이다
중국 내수 소비 최대는 춘절(春节:구정)
중국은 국가가 지정한 공휴일의 소비를 보면 경기흐름을 알 수 있다. 명절소비가 중요한 소비지표인 이유는 14억의 인구가 이동하고 여행을 가기 때문이다. 중국의 주요 휴가시즌은 6개이다. 우리로 치면 구정인 춘절(春节), 청명절(清明节), 단오(端午节), 추석(中秋节), 노동절(劳动节), 국경절(国庆节)이다.
2022년 기준으로 보면 중국의 휴가 시기중 최대로 소비를 많이 하는 것은 춘절이고 다음이 국경절, 노동절 순이다. 한국은 추석이 최대 명절인 것과는 차이가 있다. 휴가기간 중 여행 인구 이동수를 보면 국경절이 1위이고 춘절, 노동절 순이다.
중국도 주요 휴가일에는 소비 장려를 위해 주요 관광지의 입장권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이벤트를 하고 지방정부 중심으로 각종소비 이벤트를 늘려 소비를 권장한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발생이후 감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주요 휴가절에 인구이동을 통제하고 정부, 기관, 기업 등을 동원해 여행자제를 권고하는 조치를 취했다. 특히 오미크론 확산이 이루어졌던 2022년에는 이동인구 감소, 소비감소가 심각했다.
중국 운수교통부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춘절의 경우 인구이동은 8.7억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29%수준으로 줄어들었고 2022년에는 소폭증가한 10.5억명이었지만 2019년 정상수준대비 35%선에 그쳤다.
2023년 춘절, '분노의 소비'는 없었고, '신중한 소비'만 있었다!
2023년 중국은 그간 3년간 지속해온 춘절 귀향자제를 완전히 풀었고 오히려 장려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운수교통부는 2023년에 춘절 귀향 인구수를 2022년의 10.5억명에서 20.95억명으로 100%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가 대놓고 춘절 귀향을 통해 소비부양을 하고자 하는 의도를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그래서 2023년 춘절 소비는 중국의 위드 코로나로 방역정책 전환과 내수확대 경제정책의 시발점 소비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1월27일 중국 관광부가 내놓은 춘절기간 여행자수와 소비매출액을 보면 3.1억명의 인구가 여행을 가 2022년대비 23%증가했고, 소비액은 3758억위안으로 30%증가했다.
정부가 코로나 이동제한을 풀었지만 여행인구 이동은 기대보다 많지 않았다. 2023년의 춘절여행소비가 30% 늘긴 했지만 2019년 코로나 발생이전 정상 수준과 비교하면 73~74%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방역해제와 격리해제를 하면 '분노의 소비'가 폭발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이번 춘절 소비는 '신중한 소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춘절기간 인구이동은 배로 늘었지만 여행수입은 30%증가에 그쳤다. 이는 그간 3년간의 코로나 감염의 공포가 여전히 남아 있고 지난해 12월 오미크론 2차 확산으로 정부가 강제하지 않았지만 개인 스스로 자율 격리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단순 귀향만 하고 오미크론 감염을 우려해 여행은 크게 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오미크론 피크 아웃, 집단면역 3월 전에 도달 예상
중국정부 통제는 풀어졌지만 중국 인민들의 마음속 심리통제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 중국정부는 2022년 12월 이후 위드 코로나로 확실하 방향전환을 했고 2022년 4분기의 2%대 GDP 충격이 있었고 경제공작회의에서는 2023년에는 내수와 소비중심 성장을 천명했다.
그러나 중국 인민은 공산당의 힘을 무서워하지만 코로나 균은 공산당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소비도 경제도 심리다. 위드 코로나도 좋고 소비중심성장도 좋지만 오미크론의 확산이 있으면 소비도 성장도 물 건너 간다
중국정부는 지난 3년간의 코로나 확산기에 초기에는 사스에 당했던 감염의 공포 때문에 강한 통제를 했고 2022년에는 시진핑 3기 정부 출범을 위한 정치방역을 강하게 실시했다. 그러나 이젠 오미크론으로 약해진 코로나 균의 실체가 밝혀졌고 시진핑의 3기 정부출범도 별 잡음없이 조용히 끝났다.
이젠 경제가 중국정부의 발등의 불이다. 3%대 성장으로는 1100만명의 대졸자를 취업 시킬 수 없다. 먹물 실업자가 많아 지면 나라가 불안정해지는 것은 모든 나라에 공통이다. 중국은 GDP 1%당 고용유발계수가 220만명 정도다. 적어도 5-5.5%의 성장률은 달성해야 1100만명의 고용이 나온다.
중국은 강한 방역에서 갑자기 방역해제를 한 것의 논리가 모순이라는 주장을 외부에서 하면 "중국의 방역은 그때도 맞았고 지금도 맞다"는 논리를 편다. 그 때는 코로나가 강했고 중국은 약했기 때문에 봉쇄했고 지금은 코로나는 약해졌고 중국은 3년간의 학습효과로 강해졌기 때문에 코로나 방역해제를 풀었다는 것이다.
이미 대도시는 80-90% 감염된 상황에서 중국이 춘절 이동제한을 완전히 푼 것은 춘절 귀향을 통해 지방까지 완전히 치사율이 낮은 오미크론 감염을 확산시켜 전국에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중국의 주요 휴가기간 여행소비를 보면 2022년 2분기 39%를 기점으로 반등을 하고 있고 2023년의 춘절소비가 정상수준의 70%대까지 올라왔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본격적인 분노의 소비 폭발은 중국의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시점이 중요하다.
<중국의 오미크론 피크아웃 시점 추정 시나리오>
자료: Airfinity’s COVID-19 Forecast For China Infections And Deaths, 2023.1.17
감염예측 기관인 Airfinity사의 중국 오미크론 확산 시나리오에 따르면 당초 오미크론 피크를 1차피크 1월13일, 2차피크 3월3일로 잡았다가 1월말까지 피크아웃하는 것으로 수정했다. 중국 CDC도 1월21일 중국 전체인구의 80%가 감염되었다고 언급했다.
중국의 오미크론 피크이웃을 통한 집단면역은 늦어도 2월안에 도달할 가능성이 커졌다. 3월 양회의 전에 중국은 집단면역을 달성하고 3월부터 내수확대 정책을 본격적으로 가동시켜 경제성장률을 5%대 이상으로 올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병서 필자 주요 이력
△푸단대 박사/칭화대 석사 △대우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반도체IT Analyst 17년 △경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