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미생물, 햇빛 없이 어떻게 살까…비밀은 '수소'

      2023.02.08 05:00   수정 : 2023.02.08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호주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심해 미생물이 햇빛 없이도 살 수 있는 이유를 밝혀냈다. 상당수의 바닷속 미생물들은 광합성이 아닌 수소와 일산화탄소(CO)를 에너지로 사용하며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7억년간 심해서 수소로 생존

호주 모니쉬 대학 생의학발견연구소의 레이첼 라판 박사와 크리스 그리닝 교수가 7일(현지시간)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체가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그리닝 교수는 "지구상 최초의 생명체는 태양빛이 아닌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심해 분출구에서 출현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서 "37억년이 지난 지금도 바다의 수많은 미생물들이 여전히 이 고에너지 가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며, 우리는 지금까지 이 같은 사실을 완전히 간과해 왔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해양 미생물들이 주로 광합성에 의해 살아가고 있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햇빛이 닿지 않을 정도로 깊은 지역이나 조류가 자랄 수 없을 정도로 영양분이 부족한 지역은 어떨까. 지금까지 심해에서 살고 있는 미생물들이 햇빛이 없는 환경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항상 미스테리였다. 이 연구는 실험실에서의 미생물 배양과 바다 항해 중 화학 측정이 포함됐다. 라판 박사는 "바닷속 특정지역에 존재하는 모든 미생물의 유전자 지도를 알려주는 유전자 배열을 광범위하게 사용했다"고 말했다.

수소 소화시키는 유전자 발견

연구진은 지난 5년간의 연구 끝에 해양 생물 대부분이 햇빛을 받아 광합성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뒤집었다.

현실은 많은 해양 미생물들이 수소와 일산화탄소로부터 에너지를 얻고 있었다. 이 연구는 실험실에서의 미생물 배양과 바다 항해 중 화학 측정이 포함됐다. 라판 박사는 "바다속 특정지역에 존재하는 모든 미생물의 유전자 지도를 알려주는 유전자 배열을 광범위하게 사용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어두운 심해에서 미생물들은 화학합성이라 불리는 독특한 과정을 통해 무기화합물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었다. 열대에서 극지방에 이르는 바다에서 수조 마리의 미생물이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에너지로 사용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8가지 유형의 미생물에서 수소를 소화시키는 유전자를 발견했으며,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갈수록 이러한 미생물들이 많다는 것도 알아냈다. 그리닝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이런 지역에서 광합성 대신 화학합성이 지배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항만에서부터 열대섬 주변, 해수면 수백미터 아래, 심지어 남극 대륙의 빙붕 아래에서도 우리가 살펴본 모든 지역의 미생물들은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먹이로 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보다 먼저 진행했던 토양 박테리아에 대한 연구에서 영감을 얻었다.
과거 대부분의 토양 박테리아가 대기 중의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마시고 살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었다. 라판 박사는 "전 세계 바다의 표층은 일반적으로 다양한 지질학적, 생물학적 과정으로 인해 용해된 수소와 일산화탄소 가스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따라서 해양 박테리아가 그들의 육지 사촌들처럼 가스를 마시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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