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링 vs 비상교육 표절 공방 격화…중기부, 슬링 법무지원 나선다

[파이낸셜뉴스] 중소벤처기업부가 스타트업 슬링과 비상교육간 학습 앱 표절 공방 해결에 나섰다. 피해를 호소한 스타트업 슬링의 법무지원에 나선 것으로 향후 어떤 결론이 날지 주목된다.

15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중기부는 지난 13일 에듀테크 기업 슬링에 기술침해 행정조사 전담 공무원과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소속 전문가를 급파했다.

중기부 차원에서 스타트업 피해구제를 위해 법적인 지원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중기부의 법무지원은 기업의 피해상황 파악을 통해 기술탈취·유출 등의 피해가 있다고 판단될 때 이뤄진다.

지난달 슬링은 비상교육이 출시한 학습 앱 '기출탭탭'이 자사가 운영하는 '오르조'와 유사하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오르조는 슬링이 지난 2020년 11월 출시한 태블릿 전용 수능공부 앱이다. 앱을 통해 각종 기출문제, 문제집, 사설 모의고사 등을 풀어볼 수 있다. 앱에는 타이머, 오답노트, 학습플래너, 자동채점 등의 기능이 탑재됐다.

슬링은 기출탭탭의 주요 디자인과 기능이 오르조와 지나치게 유사해 회사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직사각형 문제지 형상 바탕의 디스플레이 △문제지 상단 OMR 표시 △빨간 원형의 채점 표시 △세로 2분할 문제 및 답안 제시 등의 디자인과 △자동 채점 △문항별 타이머 △오답 노트 등의 주요 기능이 유사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비상교육은 입장문을 내고 "슬링이 강조하는 세로 2분할 서비스는 앱이 제공하는 당연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라며 "핵심 서비스 역시 표절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에 슬링은 "'당연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디자인이'라고 주장하는 건 특허청에 적법하게 등록된 디자인을 가치 절하하는 억지"라며 "주요 기능 대부분이 똑같고 배열까지도 비슷하다"고 재반박했다. 이에 두 기업 간 표절 공방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기부 기술보호과 관계자는 "만일 해당 기업이 특허청에 신고를 원할 경우 신고서 작성이나 자료 제출을 지원하고 법원 소송으로 가면 소송까지도 지원한다"며 "기업이 조정을 희망할 경우 조정 대리인을 배정해 조정도 지원한다"라고 설명했다.

중기부 법무지원을 받게 될 경우 △기술보호 관련 서류작성 지원 등 사전예방 자문 지원 △기술유출 대한 민·형사적 사후구제 방안 △특허심판 및 소송 등 법적대응 관련 전반에 대한 지원 △기술침해 행정조사, 조정·중재제도 활용 등 대응방향 및 각종필요 준비사항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슬링 관계자는 "지식재산권 확보 등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취했음에도 표절 의혹이 제기될 만큼 유사한 앱을 출시하고 등록된 지재권까지 인정하지 않는다면 높은 진입 장벽을 뚫고 시장에 진입한 스타트업의 혁신 의지를 꺾는 것"이라며 "현재 비상교육에 필요한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중기부의 법무지원단 지원을 받기로 논의됐지만 어떤 지원 받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중기부는 지난달 헬스케어 스타트업 '알고케어'와 '롯데헬스케어' 간의 기술탈취 논란에 대해서도 피해구제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윤석열 정부에서는 기술탈취로 인한 중소기업의 피해를 신속하고 실질적으로 구제하기 위해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을 국정과제로 정해 추진하고 있다.

중기부는 기술탈취 피해구제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강화하고, 법·제도를 정비하는 한편 정책보험 및 법무지원 확대 운영 등 중소기업 기술보호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실효성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mail] 장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