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돕는 로봇, 올해 호텔 500곳에서 볼겁니다"..로보티즈 대표(인터뷰)
2023.02.19 16:50
수정 : 2023.02.19 16:50기사원문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올해 사업목표를 이같이 제시했다. 지난해까지 호텔 20여곳에서 시범서비스 했던 집개미를 올해 25배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
1999년 3월에 설립된 로보티즈는 2018년 10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삶을 연구한 결과물
로보티즈 본사 엘리베이터를 타면 모니터에 'The study of human experiences(인간의 경험에 대한 연구)'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김 대표는 "로보티즈만의 경쟁력은 핵심기술이나 제품이 아니라 인간을 먼저 생각하는 것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또 로보티즈가 자율주행로봇 시장에 뛰어든 것도 이같은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로보티즈의 연구용 자율주행로봇 '터틀'은 지난해 3·4분기 누적판매 3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국내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 자율주행 로봇을 연구하는 곳이라면 거의 대부분이 구입한 셈이다. 시장에 기술이 나오기전 연구개발이 앞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 조만간 자율주행로봇이 로봇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로보티즈가 자율주행로봇 중 호텔 서비스 로봇을 타깃으로 결정한 이유는 데이터에 기반한다. 호텔은 야간에 보통 직원 1명이 프론트데스크에서, 다른 1명은 객실 콜을 응대한다. 이런 업무는 통상 1.1~1.2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1명을 초과하다보니 부득이 2명이 근무하는 셈이다.
일개미를 시범 서비스해 본 호텔들은 로봇을 도입해 야간 근로자를 줄일 수 있었다. 그결과 지난해 20여개 호텔에서 일개미를 시범 도입했으며, 대부분 유료로 전환했다.
김 대표는 "단순하게 로봇기술이 있고 이를 이용해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삶을 먼저 연구해 나온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과감한 R&D 투자로 성장 준비
김 대표는 "경기전망은 지난해도 그렇고 올해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지난해 로봇시장은 성장했으며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로보티즈는 국내 자율주행로봇 관련 규제들이 풀릴 때를 대비해 과감한 투자로 기술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최대 매출을 거뒀지만 연구개발(R&D) 투자가 늘어나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김 대표는 "매출을 크게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데 지금이 그 타이밍"이라며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기술분야 R&D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로보티즈는 상장 첫해인 2018년에 29억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입했으며, 매년 매출액의 16% 이상을 R&D에 투입하고 있다. 2021년에는 55억원, 지난해에는 70억원 이상을 집행했다.
최근 로봇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LG가 로보티즈에 투자한 배경도 '휴먼'이라는 경영철학과 무관치 않다는 평이다. 또 로봇 사업을 펼치면서 보유한 기술들과 로봇시장을 꿰뚫어보는 통찰력도 LG가 협력 파트너로 선택한 결정적 이유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한덕수 국무총리 취임 직후 본사에 방문해 로봇 규제를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다"며 "규제 문제가 해결되면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