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대 '공정한 공천룰' 놓고 氣싸움 치열
2023.02.20 16:14
수정 : 2023.02.20 16: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3·8 당권주자들이 차기 총선 공천 방식을 놓고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0일 여권에 따르면, 우선 안 후보는 책임당원 공천 권한을 강화하자는 입장이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및 윤심(尹心) 영향력을 최대한 줄이려는 의도다.
안 후보는 '당원이 주인인 공천 시스템'을 내세우고 있다. 전날 안 후보가 띄운 책임당원 선거인단제와 배심원제가 그것이다. 책임당원에 직접 비례대표를 뽑을 권한과 함께 현역 의원에 대한 공천 자격 박탈 권한도 주자는 주장이다.
안철수 캠프 김동국 대변인은 논평에서 "공정한 공천을 위한 시스템 구축 논의 등 당원 중심의 정책 논쟁으로 '당 대표 지명대회'라는 정당 민주주의 후퇴의 오명을 씻고, 진정 당원과 국민에게 힘을 실어주는 국민의힘으로 거듭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는 김 후보가 대표에 당선될 경우 친윤계와 윤 대통령의 의중이 공천을 좌지우지 할 거라는 당내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안 후보는 "투명한 공천 시스템만 짜놓고 공천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비윤계를 자처하고 있는 천하람 당대표 후보도 윤핵관의 공천 개입 가능성을 고리로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있다. 천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핵관이라는 분들이 '국민 밉상 짓'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지역 영주같이 활동하기 때문"이라며 "당협위원장 같은 경우도 정략적인 평가가 가미돼 당원과 국민들의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보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 후보는 '윤핵관 공천' 우려를 띄우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윤핵관 공천이니 뭐니 그러는데 황당하기 짝이 없다"며 "윤핵관이라는 분들이 나쁜 사람들이 전혀 아니다. 윤 대통령 당선을 위해 열심히 뛰어왔던 사람들이고 경륜있는 사람인데 폄훼하는 것은 옳지 않은 내부 총질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의 공천 개입 우려에 대해서도 "대통령 의견을 무시하고 공천을 진행할 거냐"며 대통령 의견을 듣는 것도 당내 의견 수렴의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일정 부분 대통령실과의 조율을 거쳐 민주적 공천시스템 안에서 투명한 공명 공천을 하겠다는 뜻으로 읽히면서도 자칫 대통령실의 공천 직접 개입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엇보다 김 후보 측은 안 후보가 제시한 책임당원 공천권 강화 방안이 '빚좋은 개살구 같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 측은 상향식 공천은 이미 당헌·당규에 반영된 만큼 당연한 얘기지만 당원에게 공천권을 전적으로 맡기는 것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외부 세력이 당내 선거를 어지럽히기 위해 정략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이에 대한 대비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당 일각에선 책임당원 선정 과정에서 자칫 특정 세력의 정치적 유불리에 의한 힘겨루기 등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