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암치료제 업체 시젠 인수협상"
2023.02.28 04:14
수정 : 2023.02.28 11:21기사원문
코로나19 백신으로 유명한 미국 제약 메이저 화이자가 바이오텍 업체 시젠을 인수하기로 하고 협상에 들어갔다.
차세대 먹거리인 암치료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시젠은 시가총액이 약 300억달러(약 39조6000억원)에 이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월 27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양측이 현재 접촉 중이라면서 협상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전했다.
독점 우려에 따른 경쟁당국의 반대 가능성을 비롯해 협상 과정에서 양사 합병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줄이는 논의가 필요해 협상은 언제든 엎던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시젠은 앞서 지난해 미 제약 메이저 머크와 인수협상에 나선 바 있다. 당시 머크가 제시한 인수가는 400억달러 이상이었다.
그러나 결국 합의에 실패했고, 이번에 화이자가 입질에 나섰다고 WSJ은 전했다.
시젠은 지난해 머크와 협상이 실패한 뒤 노바티스 출신인 데이비드 엡스틴을 최고경영자(CEO)로 불러들였다.
엡스틴은 벤처업체 플래그쉽파이오니어링 파트너를 지내다 시젠에 합류했다.
그는 시젠의 독자생존 방안을 구상해왔다. 1월 한 인터뷰에서 기존 제품의 소비자층을 확대해 시젠을 암치료제 선두업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시젠이 화이자에 흡수되면 화이자는 날개를 달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 규모 1000억달러로 전세계 최대 제약사인 화이자가 암치료제 라인업을 확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암치료제는 전세계 제약사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보고 수년 전부터 총력을 다해 몰입하고 있는 분야다.
시젠은 특히 자가면역질환에 장점을 갖고 있다.
화이자는 아울러 2030년이 되면 기한만료로 일반에 공개될 특허에 따른 170억달러 매출 손실을 시젠 인수로 보충할 수 있다.
화이자는 이미 2030년까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매출 250억달러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시젠의 지난해 매출은 200억달러로 시젠 하나만 인수해도 목표에 근접하게 된다.
실탄은 넉넉하다.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등을 팔아 돈이 넘쳐나고 있다. 현재 보유 현금 규모가 약 227억달러(약 30조원) 수준에 이른다.
화이자는 이 돈으로 M&A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겸상(낫모양)적혈구 빈혈치료제 업체 글로벌블러드테라퓨틱스를 50억달러 넘게 주고 인수했다. 적혈구는 일반적으로 원형이다.
화이자는 또 100억달러가 넘는 바이오헤이븐제약홀딩스 잔여 지분도 지난해 마저 인수했다.
그러나 화이자의 시젠 인수가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경쟁을 저해하고, 의료 가격을 끌어올릴 우려가 있는 보건업종내 인수합병을 철저하게 규제하고, 막겠다는 입장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