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단속' 실패한 박홍근 책임론..당내 '친명-비명' 새로운 전쟁 시작
2023.03.02 06:54
수정 : 2023.03.02 07:22기사원문
‘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까스로 부결된 후 민주당은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화합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현 사태와 관련해 민주당 내 ‘원내지도부 책임론’이 대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표결과 관련해 “표결 결과가 주는 의미를 당 지도부와 함께 깊이 살피겠다”며 “어제 일로 당이 더 혼란이나 분열로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당내 갈등을 최대한 막아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표도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내와 좀 더 소통하고 많은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당장은 당 혼란을 수습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민주당의 무더기 이탈표가 일각의 ‘기획’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계파 갈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또 박 원내대표가 원내 책임자로서 40표에 가까운 ‘이탈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을 피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통의 방향이 친명계 의원들로 기울어져, 의원단 전체의 기류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했다는 지적이다.
현 원내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는 4선 안규백 의원과 3선 박광온·윤관석·이원욱·전해철·홍익표 의원 등이 거론된다.
민주당 당헌 제55조 1항에 따르면 민주당 원내대표의 임기는 매해 5월까지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 일정 등과 맞물려 원내대표 선출이 4월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은 표결 결과가 누구 책임인지 더 따져 물을 때가 아니다”라며 “우리끼리 책임을 추궁하면서 분열의 늪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야말로 윤석열 정권이 노리는 함정”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권 정치 탄압을 이겨 내기 위한 야당의 조건은 첫째도 둘째도 단합”이라며 “단결된 민주당의 모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