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4월에 美 찾아 하원의장 회동 전망...中 눈치 봤나
2023.03.07 11:00
수정 : 2023.03.07 11: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이 2019년 이후 약 3년만에 미국을 방문해 미 하원의장과 회동할 전망이다. 이번 회동은 미국과 중국이 정찰풍선 및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대립하는 가운데 진행되며 중국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차이잉원과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공화·캘리포니아주)이 대만 안보 문제로 만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관계자에 의하면 차이잉원은 오는 4월 초에 중미 지역 순방의 일환으로 미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을 경유할 예정이며 캘리포니아주에서 매카시와 만날 계획이다. 외신들은 차이잉원이 캘리포니아주 남부 시미벨리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을 방문해 연설할 예정이라며 매카시와 차이잉원 이때 만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차이잉원이 보도대로 미국을 방문한다면 2019년 7월 이후 약 3년만이다. 그는 당시 카리브해 4국 순방 중 뉴욕과 덴버 등 미국 도시들을 방문했으나 따로 고위급 정계 인사와 만나지는 않았다.
FT는 원래 매카시가 대만을 방문할 생각이었지만 중국의 반응 때문에 차이잉원이 가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앞서 매카시는 대만을 방문하겠다고 밝혔지만 시기는 특정하지 않았다.
중국은 지난해 8월에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현직 하원의장으로는 1997년 이후 약 25년만에 처음으로 대만을 방문하자 대만을 독립국으로 대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당시 중국은 군대를 동원에 대만 주변을 봉쇄하는 군사 훈련을 벌이고 미국과 대화를 중단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11월 정상 회담 이후 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지난달 중국의 정찰풍선 사건과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무기지원 가능성을 놓고 다시 대립하고 있다. 이에 외신들은 이번 회동이 성사되면 중국이 반발하겠지만 미 하원의장이 또 대만에 가는 것보다는 수위가 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보도 당일 브리핑에 "나는 대만이 총통의 어떠한 순방에 대해서도 발표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대만 총통은 과거 미국을 찾은 바 있고, 자세한 사항은 대만에 문의하라"고 답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