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줄이려 ‘전기로’ 늘린 철강업계, 전기료 폭탄에 한숨 는다
2023.03.08 18:01
수정 : 2023.03.08 18:01기사원문
8일 업계에 따르면 그 동안 고로 방식으로만 쇳물을 생산해 온 포스코는 최근 전기로 신설 계획을 밝혔다.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t 규모의 전기로를 설치하고 2026년부터 가동하겠다는 목표다.
국내 최대 전기로 제강사인 현대제철는 연간 1000만t 이상의 전기로 제품을 생산한다. 현재는 철 원료를 녹일 때부터 불순물을 제거하는 기능을 더한 '하이큐브' 전기로 기술을 개발 중이다. 국내 최초로 전기로를 가동한 동국제강도 조업 속도를 높여 탄소를 줄이는 하이퍼 전기로 기술을 2028년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전기로는 고로에 비해 탄소배출량이 4분의 1 정도다. 전기로 철스크랩을 녹이기 때문에 석탄을 통해 철광석을 산화시키는 고로에 비해 친환경적이다. 다만 전기로 만으로 완전한 탄소중립을 이루기는 어렵기 때문에 '수소환원 제철' 기술을 개발하는 과도기에서 탄소 감축에 기여하는 역할을 한다. 수소환원제철은 고로에서 철을 뽑아내는 과정에서 환원재로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방식이라 탄소 배출이 없다.
문제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계속해서 오르면서 제강사들의 원가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4월 전기요금은 kWh당 6.9원, 7월 5원, 10월 16.6원 등 세 번 인상됐고 올 1월에도 13.1원이 증가했다. 한국전력은 적자를 이유로 올해 연간 전기요금 인상 적정액을 51.6원으로 산출한 바 있어 추가적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부 장관도 최근 2·4분기 이후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주요 철강사들은 올해 전기료 폭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로 생산비중이 높은 포스코를 제외하면 대형 철강업체의 전기요금은 원가의 25%까지 치솟는다. 업계에서는 지난 1월 13.1원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떠안게 되는 원가 부담이 연간 약 2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산업용 전기료를 최대 51원까지 올릴 경우 철강사들이 떠안는 원가부담은 1조원까지 불어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철스크랩이나 철광석, 연료같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더불어 원유값 등 부자재 가격까지 올라가 업계의 원가 압박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력 600㎾h를 기준으로 철근 1t을 생산할 수 있는데, 한전이 요구하는 51.6원 수준까지 전기료가 오르면 철근 원가 인상요인이 t당 3만원이 넘는다"며 "전방 산업들까지 수요 침체 상황이라 가격에 원가 상승분을 전가하기도 어렵고 향후 수익성 확보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