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찾아오는 오십견, 한방치료로 증세호전

      2023.03.18 09:00   수정 : 2023.03.18 09: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취미로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직장인 A(36)씨. 개인적으로 다니는 헬스장 뿐만 아니라 볼링과 농구 소모임에 참여하느라 주말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와 같이 볼링 내기에 의욕적으로 임하던 A씨에게 저릿한 어깨 통증이 찾아왔다. 힘차게 볼링공을 던지다 어깨에 삐끗하는 느낌이 들며 통증이 나타났던 것. 잠깐의 근육통이라 여겼던 어깨 통증은 다음날 헬스를 하던 중 더욱 심해졌다.

심상치 않음을 느껴 병원을 찾은 A씨는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 진단을 받았다. 어깨 사용이 잦은 운동을 무리하게 이어왔던 게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회복을 위해 당분간 운동은 자제하라는 의료진의 권고를 받은 A씨는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기로 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오십견은 50대 전후로 다발하는 질환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50대 오십견 환자는 32만1476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31%를 차지할 만큼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50대 미만의 젊은 오십견 환자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50대 미만 오십견 환자가 2018년 18만6935명에서 2021년 19만3536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십견의 정확한 진단명은 ‘유착성 관절낭염’으로 어깨관절을 둘러싼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나타나고 관절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증상을 말한다. 어깨에 부담이 누적되고 관절이 퇴행할 경우 연령과 상관 없이 누구에게나 오십견이 발생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세대별 오십견 발생 원인이 크게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중장년층의 오십견은 운동 부족과 잘못된 자세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반면 젊은 층은 오히려 과도한 운동 탓에 오십견이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운동 중 반복적이고 무리한 어깨 사용은 관절 주변 근육과 힘줄에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층이 즐기는 헬스와 볼링, 농구, 테니스 등의 운동은 어깨의 움직임이 많아 부담이 누적되기 쉬워 오십견의 발생 위험이 크다.

오십견이 시작되면 어깨관절이 뻣뻣하게 경직되고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팔을 들어올리거나 앞으로 뻗기 힘들어 샤워나 청소, 설거지 등의 간단한 일상생활에도 제한이 생기며 심한 경우 야간통으로 잠을 청하기조차 어려워진다. 단순한 결림이나 일시적인 통증으로 오인해 방치할수록 만성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오십견은 대략 7~10일에 해당하는 골든타임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따라서 의심 증상이 있다면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우선이다.

한방에서는 오십견 치료를 위해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추나요법으로 틀어진 어깨 관절과 근육, 인대를 교정하고 추가적 변형을 막는다. 이어서 견정혈과 견요혈, 노수혈 등 어깨 주변 혈자리에 침을 놓아 얼음처럼 경직된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이후 황련해독탕약침, 중성어혈약침 등의 약침 치료는 염증을 효과적으로 해소해 어깨 기능 개선에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근육과 인대 강화에 좋은 한약을 체질에 맞게 처방하면 회복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특히 오십견과 같은 어깨 질환에 대한 침치료의 객관적인 효과는 연구논문을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침술의학(Acupuncture in Medicin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침 치료를 받으면 어깨 통증 환자의 2년 내 수술률이 약 70%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침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은 침 치료군에 비해 2년 내 어깨 수술을 받는 경우가 3.7배 많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치료와 더불어 오십견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스트레칭을 통해 경직된 어깨를 자주 풀어주는 것이 좋다. 무리한 동작보다는 어깨를 천천히 돌리며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가벼운 동작을 취하면 관절액 분비를 촉진해 어깨 운동 범위를 늘려주는데 효과적이다.
또한 무거운 물건을 한쪽 어깨만 사용해 들거나 옆으로 누워 자는 등 어깨에 부담을 주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취침 전 온수 샤워와 온찜질 등으로 어깨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움트는 봄기운에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펴고 기지개를 켜는 시기다. 활동량이 많아져 어깨 부상도 입기 쉬운 만큼 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자신의 어깨 건강을 재점검하고 일상을 건강히 지키도록 하자.

창원자생한방병원 강인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