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참사, 미성년자 성범죄 의혹에 현역 단장 뒷돈 요구까지 … 감히 야구장 와달라 말할 수 있나

      2023.03.29 15:50   수정 : 2023.03.29 16:4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야구가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엄청나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는 광고문구가 무색할 정도다.

'총체적 난국' 이라는 단어로도 현재의 사태들이 설명이 안된다.

총체적 난국은 무엇이 문제인지 어디서부터 바로 잡아야할지, 어떻게 바로잡아야할지를 모르기때문에 큰 문제다.


시작은 WBC 1회연속 1R 탈락 참사였다. 야심차게 토미 현수 에드먼까지 합류시킨 한국대표팀은 1회전에서 호주에게 지며 네덜란드, 이스라엘에 이어 3회 연속 야구 변방 국가에게 패했다. 그뿐 아니다. 강백호는 ‘세레머니사’ 로 미국에서도 엄청난 화제가 되었다. 역대 최고의 황당한 아웃으로 기록되었다. 일본에게는 참패를 당했다. 4-13으로 겨우 콜드게임패를 면했다. 무엇보다 국가대표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한다는 조롱까지 감내해야 했다. 주장 김현수는 은퇴 시사 인터뷰에서 “국가대표를 안해본 선배가 쉽게 이야기한다”라며 야구계 선배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로 인해 야구계가 분열되는 효과를 야기했다.


그런데 이것은 맛배기에 불과했다. 앞으로 일어날 사건 사고의 ‘순한 맛’ 이었다. 역대급의 엄청난 일이 발생했다. 롯데 자이언츠 서준원이 랜덤채팅에서 미성년자에게 음란 사진을 전송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혐의의 정확한 명칭은 아동청소년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배포)다.

롯데는 3월 23일 곧바로 서준원을 방출했고, KBO는 ‘KBO 활동 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제 서준원은 프로야구 선수로서 그 어떠한 사진 신분이 아니다. 서준원은 “미성년자임을 몰랐다”는 주장이고, 검찰은 “미성년자임을 사전에 알았다”는 엇갈린 주장이 법정에서 부딪힐 일만 남았다.

만약 서준원이 조사결과 과정에서 ‘무죄’가 뜬다면 타 팀에서 선수 생활이 가능할까. 대답은 ‘노’다.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야구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설령, 미성년자임을 몰랐고, 상호 합의하에 사진을 전송하고 받았다고 하더라도 프로야구 선수로 생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현장 반응이다.


마지막은 장정석 기아 단장이 했다. 기아 타이거즈가 오늘 오전 FA 협상과정에서 금품 요구를 하는 등 품위 손상 행위를 한 장정석 단장을 해임 조치했다. 기아 구단은 29일 오전 품위손상 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장정석 단장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해임을 결의했다.

장 전 단장은 박동원과의 FA 협상과정에서 박동원에게 무려 2차례나 금전을 요구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 대화에 대한 녹취를 보유하고 있던 박동원이 이를 기아 사장과 선수협, 기아 구단에 신고했다. 기아 구단은 해당 사실을 KBO 베이스볼클린센터에 오늘 아침 신고했다.

기아 구단은 해당 사실을 전해듣고 내부 조사에 착수했고 사실 관계를 떠나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소속 선수와의 협상 과정에서 금품 요구라는 그릇된 처신은 용납 할 수 없다는 판단에 장정석 단장을 '최종 해임' 조치했다.

선수협은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KBO는 경위서 및 녹취록 등 향후 추가 증거를 전달 받은 뒤 해당 사건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할 계정이다.



최악의 출발이다. 설령 모든 프로야구 팬들이 당장 내일 등을 돌린다고 해도 할말이 없다.

프로야구 팬들이 없고 중계를 봐주는 팬들이 없다면 프로야구는 존속의 의미 자체가 없다. 홍보효과가 없어지면 구단이 존재할 이유가 없고, 그렇다면 프로 선수들의 고액 연봉을 줄 곳도 없다. 그러면 아마야구 선수들이 있을 이유가 없다. 다시 말해서 프로야구가 망하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감을 가져도 모자랄판이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도 내일(30일) 미디어데이에서 팬들에게 야구장에 와달라는 '뻔뻔한' 소리를 할 수 있을까.

개막전의 인기가 뜨겁다. 전구장 모두 만원이 되는 것 아니냐하는 기대감 섞인 이야기도 들려온다.
올 시즌 프로 야구단과 선수들 야구 관계자들 전체가 팬들에게 뼈에 사무치에 감사하는 '각골난망'의 마음을 가져야하는 이유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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