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OECD 자살률 1위..생명존중시민회의 "자살대책기본법 제정 시급"
2023.04.01 15:40
수정 : 2023.04.01 15: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소년의 자살 시도율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자살대책기본법 제정과 대통령 직속 자살대책위원회 설치 등 조속한 자살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생명존중시민회의가 3월 31일 발표한 '2023년 자살대책 팩트시트'에 따르면 한국의 자살률(2020년 인구 10만명당 자살자)은 24.1명으로 OECD 국가 42개국 가운데 1위다. 2위 리투아니아(20.3명)와 3위 슬로베니아(15.7명)보다 크게 높다.
자살률이 낮은 남아프리카공화국(0.6명)의 40배, 페루(1.7명)의 14배 수준이다.
국내에서 하루 평균 자살 사망자 수(2021년 기준)는 36.6명으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증가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10대·20대·30대 사망원인 1위, 40대·50대 사망원인 2위가 자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 사망원인에서 자살 비중이 43.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청소년 자살 시도율도 상승 전환했다.
질병관리청이 청소년 5만48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청소년 자살 시도율은 2.2%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고등학생(2.0%)보다는 중학생(2.4%), 남학생(1.5%)보다 여학생(2.9%)의 자살 시도율이 더 높았다.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여학생은 45.6%, 남학생 32.3%으로 나타났다. 지난 12개월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는 학생은 26.8%로 전년에 비해 1.6%포인트 증가했다.
임삼진 생명존중시민회의 상임이사는 "청소년의 정신건강 관련 지표들이 모두 악화되고 있다는 것은 크게 우려되는 현상"이라며 "자살대책기본법 제정과 대통령 직속의 자살대책위원회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철 생명존중시민회의 공동대표는 "과도한 경쟁이 일상화되고 남과의 비교를 부추기는 사회문화와 교육 전반에 대한 수술이 필요하다. 수도권 과밀이 혼잡한 출퇴근 등으로 인한 짜증을 증폭시키고 있어 국토 균형 발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어야 한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성장 목표와 전략에 대한 수정과 조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양두석 생명존중시민회의 공동대표는 지역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양 공동대표는 "17개 시도지사와 226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자살 예방 예산과 조직을 대폭 늘려 지역내 자살 고위험군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등 자살을 실질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