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갔다 왔더니 아내가 남자와 침대에.. 이래도 양육권 줘야되나요?”

[파이낸셜뉴스] 출장 일정이 변경돼 예정보다 일찍 귀가한 뒤 아내가 다른 남성과 함께 자택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남성이 자신의 사연을 공개하며 이혼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예상시간보다 일찍 귀가한 남편의 비극

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사연을 공개한 A씨는 같은 회사에서 아내를 만나 결혼해 두 아이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자신의 아내가 같은 회사의 다른 남자와 함께 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오랫동안 부정행위를 해왔음에도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A씨가 아내의 부정행위를 알게 된 건 출장에서 예정보다 일찍 돌아온 날이었다. A씨는 먼 지방에 출장이 예정되어 있어 원래는 하룻밤 묵고 올 계획이었으나 갑자기 일정이 변경돼 예정보다 일찍 귀가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A씨는 좋아할 아내를 생각하면서 해당 지역에서 유명한 빵집에서 빵을 사오기도 했지만, A씨가 집에 도착했을 때 A씨를 맞이한 것은 다른 남자의 구두였다. A씨는 자신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누워 있는 모습을 목격하였고, 들고 있던 빵을 그대로 두 사람에게 던졌다.

A씨의 아내가 아이들을 친정에 맡기고 상간남과 집에 머물고 있었던 것이다.

싹싹 빌면서도 양육권 고집하는 아내

A씨의 아내는 싹싹 빌면서 먼저 이혼을 요구했다고 한다. A씨가 아이들을 생각해 그럴 수 없다고 하자, A씨의 아내는 소송을 걸겠다며 아이들은 자신이 양육하겠다고 주장했다.

A씨는 “상간남과 제 아이들이 같이 있는 걸 도저히 두고 볼 수 없다”며 아이들은 자신이 직접 기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한때 사랑했던 아내에게는 위자료를 받을 생각이 없지만 상간남에게만큼은 위자료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사연을 접한 김예진 변호사는 우선 “상간남에 대한 폭력이나 상해가 있었다면 사건이 커진다”며 “상간남이 집 안까지 들어와서 바람을 피우는 것은 무척 잘못된 행동이지만, 이에 대해서 폭행을 하는 경우 자칫하면 형사처벌이 될 수도 있다”고 당부했다.

유책사유 있어도, 재산분할 해줘야

아내의 이혼 청구 가능 여부에 대해 김 변호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이혼 청구에 있어서 유책주의를 따르고 있다”며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그럼에도 유책 배우자들이 상대방의 마음을 돌릴 요량으로 일단은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소송이 계속되다 보면 이혼 기각을 구하던 상대방이 이혼 쪽으로 마음을 돌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이혼을 하게 될 경우, A씨의 바람대로 아이들을 A씨가 양육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김 변호사는 “사실 많은 분들께서 부정행위를 한 유책배우자가 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안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지만 자녀의 양육자가 누가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법원에서 확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만일 유책배우자가 주 양육자였기 때문에 자녀분들이 유책배우자와 더 깊은 유대관계가 있다고 한다면 유책배우자도 양육권자가 될 수 있다”며 “단순히 바람을 폈다는 이유만으로 자녀를 기르기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아울러 “유책 배우자인 아내도 재산 분할을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바람을 핀 배우자에게까지 재산 분할을 해줘야 되는 거냐라며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지만 안타깝게도 부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은 위자료에 반영되는 부부가 공동으로 이룬 재산의 경우에는 그 기여도에 따라 분배되고 있다”라고 했다.

상간남에 위자료는 받을 수 있을 듯

다만 A씨가 “아내 말고 상간남에게서만 위자료를 받고 싶다”고 한 부분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 변호사는 “법원에서는 비유책 배우자가 유책 배우자의 위자료 지급 채무를 면제, 즉 포기했어도 같이 부정행위를 저지른 상간자에 대해서까지 면제의 효력이 미친다고는 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mail]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