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국세펑크 우려...유류세 단계적 폐지 '저울질'
2023.04.10 09:53
수정 : 2023.04.10 10: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경기위축과 기업실적 부진 등으로 국세수입 4년만에 감소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유류세 인하 단계적 폐지를 유력하게 저울질 하고 있다. 올해 20조원 가량 세수펑크 우려로 유류세 정상화가 시급하지만, 운전자들의 반발에 단계적 정상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종료를 앞둔 유류세 인하 단계적 폐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유류세 인하는 올해 3년째 시행되는데, 유류세 인하에 따른 세금(교통·에너지·환경세) 감소분은 작년 한 해만 5조5000억원에 달했다.
올해 세입 예산도 유류세 인하 유지를 전제로 작성됐다. 유류세 인하 조치를 폐지하면 예산 대비 5조원이 넘는 세수를 추가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운전자들 반발을 우려해 유류세 인하 단계적 정상화 방안을 유력 검토하고 있다.
현재 휘발유와 경유의 유류세는 각각 25%, 37%씩 인하하고 있다. 경유 인하 폭을 낮춰 휘발유와 맞추거나 휘발유·경유 인하 폭을 15~20% 수준까지 일괄적으로 낮추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인하 조치가 장기간 이어진 승용차 개별소비세도 정상화 대상이다.
정부는 지난 2018년 7월부터 2019년 말까지 1년 6개월간 승용차 개소세를 30% 인하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상반기에는 인하 폭을 70%로 상향하기도 했다.
2020년 하반기 인하 폭을 30%로 되돌렸지만 이후에도 6개월 단위로 연장을 지속해 올해 6월까지 기한이 연장됐다. 상반기 개소세 인하 폭을 조정하거나 중단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정부가 이처럼 한시적 세제지원 환원을 저울질 하는 것은 올해 20조원에 달하는 세수펑크 우려가 커진데 따른 것이다. 당초 정부는 올해 세입 예산을 400조5000억원으로 전망한바 있다. 하지만 2월까지 세수진도율을 감안했을 때 올 국세수입은 당초 정부 예상보다 15조7000억원 가량 줄었다.
세수가 세입 예산 대비 10조원 이상 모자라는 세수 결손 상황은 2014년 최종 예산 대비 세수 10조9000억원 미달한 이후 처음이다.
특별한 반전이 없다면 올해 세수는 지난 2019년 -1000억원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하게 된다.
이는 경기부진과 자산시장 위축으로 세수 위축 우려가 커진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 등 기업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법인세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법인세는 국세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주요 세수다.
부동산, 주식시장 등 자산시장도 침체되면서 보유세, 거래세 등이 감소하고 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