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 글로벌 시장도 걸음마… 한국, 충분히 경쟁력 있어"

      2023.04.10 18:04   수정 : 2023.04.10 18:04기사원문
"현재 글로벌 토큰증권(ST) 시장 규모는 20억달러 정도로 예측된다. 아직 초기 시장이고, 특히 유통시장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한국의 토큰증권 제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진전된 정책이다.

새로운 시장이 갖는 가능성에 집중해야 한다."

김도형 핀헤이븐 대표(사진)는 10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국내 토큰증권 시장의 가능성을 이렇게 내다봤다.
핀테크 스타트업 핀헤이븐은 2020년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증권거래소 '핀헤이븐프라이빗마켓(핀헤이븐거래소)'에 대해 캐나다 금융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올해 2월에야 국내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이 나온 것과 비교하면 해외에서 토큰증권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ST 시장, 2030년 5조달러로 성장"

김 대표는 토큰증권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씨티뱅크는 오는 2030년까지 4조달러에서 5조달러까지 ST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본다"며 "이미 북미에서는 블록체인 인프라의 효율성을 간파한 사모펀드들이 토큰증권에 빨리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토큰증권의 활성화는 자본시장 인프라의 변화, 자본시장의 효율화를 의미한다. 그는 "자금을 모집하는 증권발행자 입장에서는 자금조달 효율화와 비용 절감,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기회의 확대와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의 효율화, 규제당국 입장에서는 시장 투명성 증진으로 규제의 효율화를 각각 의미한다"며 "장기적으로 기관과 개인 투자자 간의 차별성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법제화가 추진되고 있는 국내 토큰증권 인프라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진전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국한됐다'라고 지적하는 것에 대해서는 "규제가 기술을 한 번에 따라올 수는 없다. 시간이 필요하다"며 "증권 특성상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벗어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퍼블릭 블록체인이 만나는 지점을 차근차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주요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토큰증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됐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비정형적인 상품을 증권화하는 과정은 예상보다 '비싼' 작업"이라며 "상생할 수 있는 에코시스템을 만들거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핀헤이븐은 5년 전부터 개발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KB증권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국내 토큰증권 시장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의 미래 달렸다"

김 대표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비하면 자본시장 규모는 아직 많이 뒤쳐져 있다. 한국과 GDP가 비슷한 캐나다의 자본시장 규모가 5조3000억달러인 것에 반해, 한국은 2조2000억달러로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특히 인구가 빠른 속도로 줄어가기 때문에 금융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북한 인프라 건설에 많은 국제적 자금이 들어가야 하는데 그 자금들이 중국을 거치지 않고 한국의 금융 인프라를 활용해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유럽의 물류·금융허브인 프랑크푸르트처럼 동북아의 물류·금융허브를 한국 안에서 성장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토큰증권은 비정형적 증권'이라는 등식을 넘어 새로운 시장 인프라의 가능성에 집중해야 한다"며 "상품보다는 토큰증권 플랫폼에 대한 논의가 더 많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발전하면 한국 금융자본시장의 새로운 기회가 보일 것"이라고 당부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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