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준칙' 이어 '예타면제 상한법'까지 순연..포퓰리즘 비판에 속도조절 나선 與

      2023.04.17 16:07   수정 : 2023.04.17 16: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17일 정부의 대규모 재정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기준 상한 법안(국가재정법)를 처리하기로 했다가 "내년 총선을 위한 포퓰리즘법"이라는 비판여론을 감안해 상정을 연기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GDP(국내총생산)의 3% 이내로 제한하는 재정준칙 법에 관한 논의를 미룬 데 이어 예타면제 기준 상한법까지 연기하면서 정부의 경제정책 스탭이 꼬이게 됐다. 여기에 위원장을 포함한 일부 기재위 위원들은 오는 18일부터 약 7박 9일 일정으로 해외순방을 가게되면서 "정책은 뒷전"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회 기재위는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소위에서 상정된 법안을 처리하고 현안질문을 실시했다.

기재위는 본래 이날 정부가 대규모 재정을 들여 사회기반시설(SOC) 및 국가연구개발사업(R&D) 등 신규 사업에 대해 경제성과 재원조달 방법 등을 검토해 사업성을 판단하는 절차인 예타 면제 금액 기준을 총사업비 500억원(국비 300억 이상)에서 1000억원(국비 500억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가재정법 일부 개정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제동을 걸면서 상정이 불발됐다.

국민의힘 소속 윤영석 기재위원장은 전체회의에서 예타 면제 기준 상한 법안 상정 보류에 대해 "추가적인 논의를 위해 위원장이 여야 간사와 협의해 오늘은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여야는 지난 12일 기재위 경제재정소위에서 예타 면제 기준 상한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여야가 소위에서 지난해 12월 잠정 의결하면서 빠르게 속도가 붙었지만, 소위에서 통과한 법을 여당이 닷새 만에 보류를 요청하며 제동이 걸린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류성걸 기재위 간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12일 의결이 된 후에 언론에서 정치권이 마치 내년 총선을 생각해서 포퓰리즘법을 합작한 것 아니냐는 표현이 있었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생각을 하고 숙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류 간사는 "소위에서 의결했던 사항은 분명하다. 지금 오해의 소지가 많은 것 같은데 바로 이렇게 의결하는 부분은 정치권이 마치 내년 총선에 포퓰리즘으로 한다는 오해가 있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보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이 문제는 여야의 문제가 아닌 정체권 전체의 문제라 생각한다"며 "국민적 우려가 있으니 숙의과정을 거쳐 재정준칙 문제와 같이 논의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우리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정책의 신뢰성 및 일관성에 대해 우려했다. 민주당 신동근 간사는 기재위 전체회의 후 "정책의 신뢰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여야간 신뢰의 문제도 있고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질타했다.

여기에 기재위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GDP(국내총생산)의 3% 이내로 제한하는 재정준칙 법안을 의결하기로 했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소위 상정 자체가 무산됐다. 이에 기재위에서는 쟁점법안을 제외한 비쟁점 법안만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기재위 소속 여당 관계자는 "지난 3월에 경제재정소위에서 여야가 재정준칙 문구까지 전부 조정하고 회람까지 했다. 시행시기까지 조정했다"며 민주당의 일방적 태도 변화를 지적했다. 신 간사는 재정준칙 시행 시기에 차이가 있다며 "재정준칙을 요술방망이처럼 다되는 것처럼 하는건 안된다"고 반박했다.

한편 윤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간사와 일부 기재위 소속 의원 등 5명은 오는 18일부터 27일까지 약 7박 9일간의 일정으로 해외 순방에 나선다. 이들은 재정준칙 관련 재정위기를 벗어났던 프랑스와 스페인, 독일 등의 국가를 방문해 재정준칙 관련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약 30개월간 표류했던 재정준칙과 포퓰리즘을 우려한 예타면제 기준 상한을 뒤로 제쳐둔 채, 여야 의원들이 뒤늦게 현안을 점검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재정준칙과 예타 면제 기준 상한법이 묶이며 경제 정책에 스탭이 꼬였지만, 국회에서 이를 뒤로 제쳐두면서 "정책은 뒤로 한 채 해외순방을 간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해외순방을 가는 한 의원은 "한참 전부터 준비해왔던 사항이기 때문에 진행될 것"이라며 "지난 본회의와 상임위로 인해 일정을 조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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