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n번방 사건에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15%↑…영상 21만건 삭제요청

      2023.04.20 12:54   수정 : 2023.04.20 12: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이하 디성센터)가 포털 등에 삭제를 요청한 피해영상물이 21만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청소년 온라인 성착취 사건인 '제2 n번방' 엘(L) 사건 등의 여파에 따른 것이다.

피해자는 10대와 20대가 전체의 36%를 차지했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지난해 디성센터에서 지원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피해 양상과 지원 현황을 분석한 '2022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디성센터는 여가부 산하 여성인권진흥원에 2018년 4월 설치된 이후 피해촬영물 삭제 지원, 365일 24시간 상담, 수사·법률·의료지원 연계 등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는 전년(6952명)보다 14.8% 많은 7979명의 피해자가 디성센터에서 지원을 받았다. 서비스 건수는 23만4000여건으로 24.7% 늘었다.

피해자와 서비스 건수 증가는 제2 n번방, 일명 '엘' 성착취 사건 등 수사기관에서 연계한 긴급사례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아동·성착취물에 대해서는 피해 신고가 들어오지 않아도 선제적으로 모니터링해 총 4만8719건을 포털, 소셜미디어 등에 삭제 요청했다.

지난해 디성센터에서 지원한 피해자를 성별로 보면 여성이 6007명(75.3%), 남성이 1972명(24.7%)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는 10대(18.0%)와 20대(18.0%)가 전체의 36.0%인 2873명으로 나타나 연령을 밝히지 않은 피해자 53.3%(4254명)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피해자와 가해자 관계를 보면 가해자가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는 경우가 49.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시적 관계 28.8%, 모르는 사람 9.1%, 친밀한 관계 7.5% 등 순이다.

피해유형은 디성센터에 접수된 1만2726건(피해자별 호소 내용 중복집계) 중 영상물 유포 불안이 3826건(30.1%)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불법촬영 2683건(21.1%), 유포 2481건(19.5%) 등이 뒤를 이었다.

유포, 유포협박, 유포불안 피해가 전체의 67.5%로 피해촬영물의 유포와 관련한 피해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트와 포털 등에 피해촬영물 삭제를 요청한 건수는 총 21만3602건으로 전년(16만9820건)보다 25.8% 증가했다. 성인사이트가 9만5485건(44.7%), SNS 3만1053건(14.5%), 검색사이트 3만7025건(17.3%) 등이다.


피해촬영물과 함께 피해자를 식별할 수 있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우는 전체 삭제 요청 건수의 18.0%인 3만9298건으로 집계됐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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