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연고점에도… 이창용 "우리는 채권국" 외환우려 일축

      2023.04.24 18:27   수정 : 2023.04.24 18:27기사원문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경신한 24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나라는 채권국"이라며 외환시장 불안 우려에 선을 그었다. 한·미 통화스왑 체결 등 추가 대책보단 현재의 대응책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이후 외환시장에서 환율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외환당국의 대책이 충분한지를 두고선 여전히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환율 하락 예상… 현재 대책으로 충분"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34.8원에 거래를 마쳐 연고점을 기록했다. 연저점(2월 3일 1219.3원) 대비로는 115.5원 높다.
올해 들어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외환시장에서 원환율 등락폭은 108.6원에 달한다.

대부분의 선진국과 남미 신흥국보다는 낮지만 동아시아 국가들에 비해서는 환율 변동성이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에서는 외환보유액이 세계 9위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추가 대책이 당장 필요하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환율에 대해서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 계속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통화스왑 논의 전망에 대해서는 "전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현재 채권국"이라며 "통화스왑 문제가 우리나라에 왜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고) 우리나라에서 스왑 얘기를 하면 마치 우리 외환시장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일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수출 지원, 공공요금 현실화 등 추가대책"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나뉜다. 하반기 달러 약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추가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과 무역수지 적자 등 국내요인을 고려해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모두 나왔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황을 보면 달러 상방 압력이 높지 않은 구간에서 하반기에는 달러가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하며 "한미 금리차가 축소될 것을 감안했을 때 정부가 추가적으로 대책 마련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현재의 대책으로는 널뛰는 환율을 잡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경제의 기초 체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이 환율 상승 요인"이라며 궁극적으로 무역수지 적자 폭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봤다. 반도체 경기 회복과 에너지 수입액 감소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수출 기업에 대한 추가 지원 에너지 수입 감소를 위한 전기·가스 요금 현실화가 구체적 대응책으로 제시됐다.


국민연금 뿐 아니라 에너지 공기업과 한국은행 간 통화스왑 체결 필요성도 나왔다.

석 교수는 "한국은행과 국내 공공기업 중 에너지 수입 기업과 통화스왑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추가 대책을 제시했다.
가스 수입 과정에서 달러로 바꾸게 되는 현상이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이 되는 만큼 가스공사와의 스왑 체결을 통해 환율 상승 압력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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