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만에 수소 4L 만들었다

[파이낸셜뉴스] 빛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물에서 수소를 뽑아낼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1㎡ 크기의 촉매가 들어간 이 장치를 물 위에 띄워 놓으면 전기 등의 에너지 없이 햇빛만으로 1시간당 4L의 수소 기체가 만들어진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의 현택환 단장과 김대형 부연구단장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생산 성능을 갖춘 광촉매 플랫폼을 개발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28일(한국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우선 백금이 들어간 수소생산 광촉매 장치를 만들어 실험실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결과, 1㎡ 크기의 면적으로 계산하면 일반 온도와 기압조건에서 시간당 약 4L의 수소기체를 만들었다.

또한 백금 대신 구리가 들어간 큰 면적의 수소생산장치를 만들어 야외에서 테스트했다. 1㎡ 크기의 장치를 실제 태양 아래에서 하루 약 80mL의 수소 기체를 만들어 실제 수소에너지 생산 시설로의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뿐만아니라 다양한 부유물이 섞인 바닷물 환경에서 2주 이상 작동시켜도 성능 저하는 거의 없이, 계속해서 수소를 만들어냈다.

광촉매는 빛을 받아서 화학 반응이 쉽게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광촉매들은 가루형태로 만들어 물에 풀어 수소를 만들어냈다. 그럼에도 수소 기체가 만들어져도 다시 물 속에 녹아들어가는 등 효율은 매우 낮았다.

연구진의 물 위에 떠 있는 촉매는 더 효율적으로 물이 분해되는 화학반응이 일어났다. 김대형 부단장은 "촉매가 물 안에 들어 있으면 효율이 낮아져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연꽃이 물 위에 떠 있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 수소생산 장치는 백금이나 구리를 주성분으로 하는 촉매를 물에 잘 뜨는 젤리 형태로 만들었다.

우선 친수성 폴리우레탄과 폴리프로필렌글라이콜을 섞어 고분자를 먼저 만든 뒤 광촉매 나노 입자를 섞어서 물에 뜰 수 있는 형태의 장치로 만들었다. 여기에 물에 더 잘 뜰 수 있게 하기 위해 매우 미세한 구멍을 많이 만들었다.

현택환 단장은 "친환경적이며 효율성을 높인 이 플랫폼은 그린수소 생산 뿐만아니라 유기화합물 합성과 과산화수소 생성 등 다양한 광촉매 반응에 활용할 수 있어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