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동거남, 삼단봉으로 살해·방치…징역 25년 확정

[파이낸셜뉴스] 사실혼 관계에 있던 남성을 베란다에 가두고 티타늄 삼단봉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여성에게 징역 25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살인,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2월 B씨를 폭행,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21년 5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만난 지적장애3급의 남성과 교제를 시작해 그해 6월부터 동거를 시작했다. 이후 임심을 하는 등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다.

그런데 동거하던 과정에서 B씨의 외도를 의심하면서 감시를 위한 '홈 CCTV'까지 설치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후 A씨는 B씨를 주먹과 흉기로 여러차례 폭행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다 2022년 2월 4일부터 11일까지 B씨를 속옷만 입힌 채 수일간 난방이 되지 않는 베란다에 감금한 뒤 음식과 물도 주지 않고 '티타늄 강철제 삼단봉'으로 머리와 온몸을 폭행했다. 8일간 베란다에서 속옷만 착용한 채 폭행을 당한 B씨는 결국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B씨가 숨지자 A씨는 옷 등으로 시신을 덮어 그대로 방치했다 한 달 여가 지나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1심과 2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2심은 "적절한 난방과 영양 공급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폭행이 8일 동안이나 계속됐고, 피해자를 살해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던 점까지 더해보면 A씨는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인간의 존엄성을 무참히 짓밟을 정도로 참혹하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몹시 나쁘고, 비난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기각했다.


[e-mail] 조윤주 기자